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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확신·도전정신이 낳은 ‘파리의 기적’ [이슈&뷰]
최소 규모 최다 메달 ‘MZ 활약’
과정·경기 자체 즐기는 ‘새물결’
1924년 이후 100년 만에 다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하계올림픽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시작된 폐회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이날 열린 폐회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밝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막을 연 파리올림픽에서는 전 세계 20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소속 선수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직한 난민팀 선수를 합친 1만500여명이 32개 종목 329개 메달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대한민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해 메달 순위 8위로 대회를 마쳤다. 파리를 밝혔던 성화는 이제 다음 대회 개최지인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향한다. 다음 대회는 4년 뒤인 2028년에 개최된다. LA 역시 파리처럼 세 번째 올림픽이다. 생드니=이상섭 기자

11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이른바 MZ세대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은 ‘새로운 물결’이었다. 그들은 올림픽이란 큰 무대가 주는 중압감을 자기확신과 도전 정신으로 즐기려 노력했고, 비록 지더라도 고개를 떨구지 않고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젊은 패기가 모이고 모여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3개를 거머쥐는 ‘파리의 기적’을 이뤘다. ▶관련기사 2·10면

“저는 위험하다고 생각 안 했어요. 준비가 돼 있어서....” 지난 7월 31일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펜싱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 직후, 1999년생 도경동(국군체육부대)이 뱉은 한마디는 MZ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잘 드러낸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한국이 헝가리에 1점차로 간신히 앞선 시점에 교체 투입돼 순식간에 5연속 득점하며 ‘특급 조커’ 역할을 해냈다. 사격의 반효진·오예진·양지인, 배드민턴의 안세영, 태권도의 박태준·김유진 등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팀 코리아’의 맹활약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의 MZ 선수들의 긍정성에 주목하는 건 단순히 그들이 만든 성과(메달) 때문이 아니다. 이들은 스스로를 믿고, 상황을 받아들이며, 준비 과정 자체를 소중하게 여겼다. 그러면서도 한국을 대표해 올림픽에 출전했다는 자부심을 간직했다.

대한민국의 하계 올림픽 최연소(만 16세) 금메달리스트로 기록된 반효진은 “경험이 없는 것이 단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대회에 나갈 때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한다면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선수들의 선전은 세대교체의 성공이기도 하다. 장재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장은 “사격 같은 경우 젊은층으로 변신했다. 유도, 수영 이런 종목이 전부 다 세대교체가 돼서 한국의 엘리트 체육을 이끌 자양분이 됐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번에 확인한 세대교체는 그저 젊은 선수의 등장을 넘어선, 올림픽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까지 의미한다.

윤영길 한국체대 사회체육학과 교수는 “이전 세대는 (올림픽에서) 성과를 내는 게 약간의 강박, 과제처럼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의 세대는 자기가 들어가서 재밌게 즐기고 나오는 형태로 대회를 향유하는 방식에 차이가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Z는) 팀을 위한 희생보다는 팀을 개인의 이익을 구현하기 위한 하나의 플랫폼으로 활용할지를 생각한다. 개인의 이익이 팀 내에서 조화보다 더 중요해진 세대”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런 흐름을 긍정·부정의 문제가 아닌 ‘다름’이라고 진단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반전 활약’이 있었지만 국내에선 수년 전부터 엘리트 체육의 위기가 거론됐다. 파리의 성공의 기쁨은 차차 가라앉히고, MZ 선수들이 보여준 새로운 물결을 이해하는 것부터 한국 스포츠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준규·안효정 기자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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