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문제없다 ”尹-韓 진화에도 여권 내 우려
‘대통령실·정부 vs 국회’ 확전 가능성까지 거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하는 여야 대표 회담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여야 대표가 추석 연휴기간 응급의료체계 구축 노력을 정부에 당부하고, 국회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는데 합의했다. 장기화하는 의정(醫政) 갈등과 관련해 ‘추석 의료 대란’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의정갈등 해법을 놓고 재차 불거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이른바 윤한(尹韓) 갈등 불씨가 여전한 가운데, 국회 차원의 대안 논의가 확전을 부를 수 있다는 여권 내 불안감이 감지된다.
여야는 1일 국회에서 진행된 여야 대표 회담 합의문을 통해 “현재의 의료사태와 관련해 추석 연휴 응급 의료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할 것을 정부에 당부하고 국회 차원의 대책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정갈등 문제는 여야가 사전 협의한 정식 회담 의제가 아니었지만, 2시간 넘게 진행된 대표 회담에서 현안 중 하나로 자연스럽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차원의 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한 대표가 정부에 제안했던 ‘2026년 의대정원 증원 유예’ 안이 논의될 가능성과 관련해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합의문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은 초점을 거기에 맞춰서 우선 빨리 논의를 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배석자는 비공개 회담에서 한 대표의 대안이 언급되긴 했지만, 구체적인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한 대표는 의정갈등 장기화로 인한 국민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며 ‘2026년 의대정원 증원 유예’를 포함한 다수의 대안을 정부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의료계 반발에도 ‘정면 돌파’를 택한 대통령실·정부 입장과 배치되며 당정 갈등 해석에 불을 지폈다. 양측은 지난달 29일 “당정 간에 전혀 문제가 없다(윤 대통령)”, “당정갈등이라는 프레임은 낄 자리가 없다(한 대표)”고 말했지만 여권에서는 반복되는 불협화음에 대한 불편함이 고개 들었다.
5선의 권성동 의원은 지난달 30일 동료 의원들을 대상으로 연찬회 특강을 하던 중 “대통령 따로, 당 따로 갔을 경우 정권을 창출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설득을 해야지, 말 한마디 툭툭 던졌다고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3선의 김정재 의원도 이어진 특강에서 “당을 위해 충정 어린 충언을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러나 그것이 내부총질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강연에 참석한 한 재선 의원은 “작년 한동훈 비대위 체제 시절부터 갈등이 반복되면서 확대 재생산되는 것에 대한 당 내부의 우려를 대변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당 내에서는 여야 대표 회담을 계기로 국회 차원의 의정갈등 관련 대책이 마련될 경우 당정갈등 구도가 ‘대통령실·정부 대 국회’ 대치 구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식 의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합의문에 관련 대응에 명시된 점, 현재 정부 대응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전제로 한 점 등에서 당정 인식차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 영남권 의원은 “건강한 당정관계를 위한 차별화 전략이지만, 집권 3년차에 시도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며 “당정 입장이 다르다는 엇박자만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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