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장악, 기술유출 우려” 울산 의원들도 목소리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가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무대에 오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가 이번 사태와 관련된 인사들을 증인과 참고인으로 세우기로 했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고려아연 사업 거점인 울산 지역구 여야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역 일자리 감소, 소재·부품·장비 공급망 타격 등을 우려하는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산자위는 26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총 22인의 ‘국정감사 일반증인 및 참고인 출석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오는 10월7일 예정된 산업통상자원부 국감 증인 명단에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김병주 MBK파트너스 대표가 포함됐다. 주요 신청자는 산자위 여당 간사이자 울산 중구 지역구 재선인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으로, ‘고려아연 합병과 관련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여부’가 신청 사유로 기재됐다. 김병주 대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10월11일 예정된 국회 국토교통위의 국가철도공단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도 올랐다. 일반증인 및 참고인 명단 의결을 앞둔 국회 정무위에서도 경영권 분쟁 사태 관련 인사들의 출석 필요성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총 14조원 규모인 고려아연은 기존 최대 주주인 영풍과 아시아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MBK가 손을 잡고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주식 공개매수 가격을 경쟁적으로 올리면서 ‘쩐의 전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정치권에서는 서범수(울산 울주군) 국민의힘 의원, 김태선(울산 동구) 민주당 의원 등 여야를 막론하고 이번 사태를 규탄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연이어 열고 있다.
김 의원은 윤종오 진보당 의원, 고려아연 노동조합과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 먹거리 발굴과 기업 경쟁력은 내팽개친 채 단기 이익을 극대화하고 처분할 목적으로 이용돼 국가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 의원은 20일 기자회견에서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 기초 원자재를 공급하고 있다”며 “사모펀드가 고려아연 공개매수로 경영권을 장악할 경우 핵심기술 유출 및 국가기간산업 붕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의 하태경 보험연수원장도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고려아연 사태에 일찌감지 최씨일가 지지선언을 했다”면서도 “소액주주 가치 밸류업 방안에 대한 분명한 공약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하 원장은 지난 18일에도 “고려아연 사태는 좁게는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업 정책의 방향, 젋게는 한국 자본주의 미래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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