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과 천공, 왜 조치 않고 가만 두나”
“김건희 특검·상설특검 조용히 수용하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의 세 치 혀끝에 윤석열 정권의 명운이 걸려있는 듯한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점입가경”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순실에 놀아나던 박근혜 정권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자고 나면 명태균 씨의 새로운 공천 개입 증거들이 터져 나오고, 명씨의 폭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영선 전 의원이 2020년 경남 창원시에 낸 변호사 사무실 주소가 명씨가 운영했던 미래한국연구소와 같았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게다가 당시 미래한국연구소장은 김영선 전 의원의 친척이자 보좌관을 지낸 측근 김모 씨인데, 김씨는 명태균 씨가 운영한 시사경남이란 인터넷 신문 겸 여론조사 업체의 보도국장으로 일했던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2년 윤석열 대통령 여론조사 무상 제공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재보선 공천을 받았다고 폭로한 강혜경 씨는 시사경남 편집국장 출신”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명씨를 둘러싼 의혹이 사실이라면 박근혜 정권을 몰락시킨 최순실 국정 농단에 버금가는 명백한 제2의 국정농단 사태”라며 “화들짝 놀란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은 명씨와 소통을 끊었다고 해명했지만 명씨는 최근 언론과 잇따른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통화와 텔레그램으로 연락했다’, ‘대선 때 내가 한 일을 알면 모두 자빠질 것이다’, ‘내가 구속되면 한 달 안에 정권이 무너진다’는 등 추가 폭로를 이어가고 있고 김건희 여사와 나눈 텔레그램 대화가 더 있다는 암시를 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또 “대통령실의 대응이 전례 없이 소극적이란 점도 의문을 자아낸다”며 “대통령실의 해명대로라면 명태균 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건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노골적인 협박과 허위 사실로 명예훼손을 하고 있는 명씨를 왜 가만두는지 참으로 의문”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언론인에 대해선 법적 조치를 남발하면서 왜 비선실세라는 말이 나오는 명태균 씨와 천공에 대해서는 별다른 법적조치를 취하지 않나. 명태균 씨와 천공이 실제로 비선실세가 맞기 때문인가”라며 “아니면 수사 과정에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추악한 사실들이 추가로 폭로될까 걱정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은 싱가포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소야대 정국과 낮은 지지율이 개혁의 장애다’, ‘국정기조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며 “지지율이 아무리 떨어져도 개혁을 밀어붙이겠다더니, 이제 와서 낮은 지지율 탓하는 것도 우습지만 그 낮은 지지율의 원인이 대통령 본인과 배우자 김건희 때문이란 생각은 여전히 못 하시는 것 같다”고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 개혁의 최대 장애물은 사상 최악의 거부권을 남발하며 국회를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윤석열 대통령 자신의 오만과 독선이고, 온갖 범죄 의혹이 쏟아지는데도 해명은 하지 않고 대통령 위의 대통령 행세를 하는 김건희 여사”라며 “김건희 여사 문제를 풀지 않고서 대통령 스스로 국정기조와 불통의 태도를 바꾸지 않고서 당면한 위기를 돌파할 방법은 없다. 김건희 특검 수용만이 위기를 해결할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이 상설특검을 추진하니 대통령실이 이재명 당대표 방탄용 꼼수라고 비난했다 한다. 뭐 눈에 뭐만 보인다고 대통령실이 검찰을 김건희 방탄용으로 쓰고 있다 보니 상설특검도 그렇게 보이나 보다”라며 “오히려 반대하면 할수록, 반드시 감춰야 할 구린 것들이 잔뜩 있다는 소리로 들린다. 떳떳하다면 국회에서 의결되는 대로 특검과 상설특검을 조용히 수용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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