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환 울릉군 의회 의장과 의원들도 제설작업 현장에서 눈치우기에 힘을 보탰다.
치운눈을 바다에 버리기 위해 화물차에 싣고 있다.
[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아무리 기다렸던 눈이지만 너무 많은 눈이 쌓여 고로쇠 수액 채취에 어려움이 있어 걱정입니다.”
지난 9일부터 울릉도 독도에 내리기 시작한 눈이 13일 11시 기준 115.1cm의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해양과학기지 김윤배 박사는 “이번에 내린 눈의 적설량은 1982년 이후 35년만에 최대의 폭설로 기록된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울릉도는 지난 5일 동안 밤낮없이 눈과의 전쟁을 치러야만 했다. 타 지역에 이정도 눈이 라면 재난지역 선포라도 요구했을법도 하다.
그러나 섬주 민들은 지난해 가을 380 mm 물 폭탄의 수해를 이겨내며 눈물겨운 추석을 보낸 저력과 단합을 과시하며 제설작업에 모두가 동참했다.
아궁이에 사용되는 불삽을 들고 고사리 손으로 호호불며 눈을 치우는 철부지 어린애부터 80대 노인까지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군수도,군의장도,경찰서장도, 교육장도 모두가 직위를 내려놓고 삽을 들고 눈치우기에 모여들었다. 평소 양복을 즐겨 입던 지역의 기관단체장들도 작업복 차림에 삽을 들고 제설작업에 힘을 보탰다.
밤을 잊은 늦은 시간까지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이면도로에 길을 내기 위해 안간힘을 써고 있다.
공무원들의 제설작업은 밤낮이 따로 없었다. 11일~12일 휴일을 반납했다. 컵라면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며 늦은 밤까지 눈으로 막힌 이면도로의 길을 뚫기 위해 삽과 곡괭이로 쉴새 없이 노동을 해왔다.
울릉군청과 읍, 면사무소는 24시간 불이 켜졌다, 직원들은 눈피해라도 입을세라 매시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피곤한 기색조차 찾아 볼수가 없었다.
이를 본 주민들은 제발 밥이라도 먹고 하라며 약국에 가서 사온 박카스 한병을 건네는 따스한 손길을 볼수 있었다. 참 아름다운 모습이다.
지난 10일부터 전 직원이 비상근무에 들어갔던 공무원이 248여명이 동원됐다.제설차 5대, 굴삭기 26대, 살수차 5대, 화물차 13대 등 49대의 장비를 투입했다고 군은 밝혔다.
이제는 정상적인 일상을 되찾았다. 섬주민들은 이것이 겨울철 일상 생활이며 보람이고 행복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기상특보로 발이 묶였던 포항~울릉간 여객선도 13일 정상운항했다. 주민들은 5일 만에 뭍으로 가게 됐다. 자식들이 있는 포항과 대구에 가볼 생각이다.
그러나 겨울철 빈집이 많은 울릉도라 좁은 골목길 촌락으로 형성된 대부분의 마을들은 현재 삼각형 지붕에서 쏟아져 내린 눈들로 인해 아직도 제설작업의 끈을 놓치지 못한다.
군은 울릉도 특유의 눈 치우기 비법인 '바닷물 제설작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트럭에 바닷물을 담은 물탱크를 싣고 다니며 호스를 이용, 이곳저곳에 뿌리고 있다.
특히 폭설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들의 안전을 세밀히 챙기고 있다. 또 읍면별로 외딴 농가나 오지에 있는 가구의 안전도 유선으로 확인하는 돋보이는 행정을 보여주고 있다.
폭설로 꽁꽁은 도로도 바닷길도 이제는 다 풀렸다. 여객선도 다니고 마을버스도 운행한다.그동안 제설작업에 솔선수범하며 비지땀을 흘린 모든 군민들의 값진 결과다.
하지만 너무 많이 내린 눈으로 고로쇠 수액채취 농가가 울상이다.겨울철 농가 소득원으로 효자 노릇을 해온 고로쇠 수액 은 올해는 늦은 봄까지 채취가 가능할것으로 군은 추측하고 있다.
1m이상 쌓인 산골길을 헤치며 힘겹게 집으로 향하고 있다.(독자제공)
기상특보로 발이 묶인 포항~울릉간 여객선 썬플라워호가 5일 만에 울릉도 도동항에 입항하고 있다.(독자제공)
울릉군은 높은 산에서 채취한 수액을 가정으로 이동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한해 겨울 동안 수액채취 전체 농가에서 22억원 이상 소득원을 올리고 있으니 울릉도 겨울 산천이 온통 돈이다.
얼음과 눈이 녹고 비가 내린다는 우수(雨水)가 이번 주말인 18일이다. 멀게 만 느껴지던 봄도 서서히 우리곁에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한다. 깊고 길던 겨울도 저만치 물러가는 모양이다.
눈과의 한판승부를 걸며 묵묵히 제살작업에 동참해준 1만여 군민들에게 희망의 새봄이 활짝 열리기를 우리 모두 빌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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