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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수산단 환경개선안 합의하고도 가시밭길
석유화학 산단 대기업·시민사회단체 양쪽 모두 불만
여수산단 민관협력 거버넌스 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여수시청에서 열리고 있다. /박대성 기자.

[헤럴드경제(여수)=박대성 기자] 전남 여수국가산단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 조작 사건을 위해 구성된 협의체 기구인 ‘민·관협력 거버넌스 위원회’가 23차례 회의 끝에 권고안 추진에 가까스로 합의했지만, 안팎 불만이 많아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권고안의 핵심은 여수산단 주변 환경오염 실태조사와 주민 건강 역학조사 및 위해성 평가를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에 용역을 맡겨야 수용 가능하다는 기업 측 입장인 반면 시민단체들은 전남도에서 기업편향적이라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민·관협력 거버넌스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여수시청 대회의실에서 행정기관, 시민단체, 주민 등 24명이 참여한 여수국가산단환경관리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제23차 위원회 회의에서 9개 항의 실행추진에 가까스로 합의했다.

하지만,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한 산단 기업들은 객관성과 투명성을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이 아닐 경우 편향적 조사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국가기관 선정을 요구하고 있다.

여수산단협의회 관계자는 “오염실태 조사를 국가기관이나 이에 준하는 기관을 정해야만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다”며 “전문위원회가 NGO 위주로 돼 있다 보니까 한쪽으로 치우친 용역결과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측도 불만이 많다. 지역환경운동연합 등은 “2019년 대기오염물질 배출 조작 사건 이후 위반 기업들이 거버넌스 구성에 따르겠다고 약속했다”며 “전남도에서도 기업입장에 서 있다”며 불신하고 있다.

올해 3월에 도출된 권고안 초안에는 환경오염실태조사를 산단 반경 10㎞를 실시키로 했지만, 이번 합의안에는 1차(삼일, 주삼, 묘도) 등 반경 4㎞를 우선 조사하고, 2차로 나머지를 조사하는 등 단계적 추진으로 변경됐다.

전남도는 어렵게 합의안이 성사된 만큼, 산단과 시민사회, 주변마을 주민을 모두 설득하며 권고안을 이행하지 않으면 반목과 갈등만 양산된 채 광양만권 시민들의 건강권만 악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환경오염 실태조사·여수산단 주변 주민건강 역학조사 용역비 53억3000만 원은 산단 위반기업들이 분담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연구용역 과제를 비롯한 권고안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안 발표에 앞서 문금주 전남도 행정부지사는 여수산단 공장장들과 간담회를 통해 산단 주변 환경오염실태조사와 주민건강역학조사 연구용역에 대한 조정안을 도출했다.

지난 2019년 발생한 여수국가산단 대기업들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조작 사건 해결을 위한 민관거버넌스 위원회의 권고안이 수용될지 여부를 놓고 전남도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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