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넘은 나무에 '훈민정음해례본 108자' 새겨…10월9일 한글날 공개
200년이 훌쩍넘은 단단한 팽나무에 '훈민정음해례본 108자'를 새기기 위해 한자한자 땀방울로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석산 진성영 작가 제공)
[헤럴드경제(대구경북)=김성권 기자]평소 우리땅 독도 사랑과 홍보에 앞장서온 캘리그래피 석산 진성영 작가가 한글우수성 홍보에 나선다.
진 작가는 200년이 훌쩍넘은 거목에 '훈민정음해례본 108자'를 새겨 한글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짜고 있다.
그는 오는 10월9일 한글날에 맞춰 선보일 훈민정음해례본 108자를 새기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몰두하며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진 작가에 따르면 며칠 전, 김향록 진도군 조도 신전마을 이장으로부터 급한 전화를 받았다. 그는 " 200여 년이 넘은 팽나무 거목이 쓰러져 치워야 하니 필요하면 가져가 작품에 써달라"고 했다.
길이 10m 둘레 1m 남짓한 팽나무는 고 김석일 씨 집 앞 돌담에서 200년의 세월을 살다가 고사했다.
길이 10m 둘레 1m 남짓한 200년 넘은 팽나무, 캘리그래피 명장 석산 진성영 작가가 이 나무에 훈민정음해례본 108자를 새기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몰두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석산 제공)
나무속은 썩은 지 오래됐고 수명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진 작가는 현재 조성 중인 '석산글밭농원'으로 옮겨 설치미술작품으로 고사한 거목을 새 생명을 불어넣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게 '훈민정음해례본 108자'를 새겨 한글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것이다.
진성영 작가는 "10월9일 한글날에 맞춰 훈민정음해례본 108자를 직접 새겨 "한글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면서 "캘리그래피 5대 요소 중 '조형성'은 글자가 가지고 있는 조형예술을 광의적으로 건축에 견주고 있기 때문에 캘리그래피 측면에서도 가장 우수하다"고 전했다.
한편지난 2012년 6월, 울릉도ㆍ독도홍보대사 가수 정광태 씨와 함께 대한민국 독도를 처음 입도한 후 지금까지 독도 서체 하나로 독도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진작가의 독도 글씨체(헤럴드 자료사진)
그는 독도 글씨체를 만들고자 독도현지를 수차례 방문하기도 한 열정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독도의 날 120주년 기념 ‘선조가 지켜온 영토(독도)를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는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선조를 가졌다는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라는 글을 통해 새로운 독도 체를 만들어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진 작가는 진도 조도 고향으로로 5년 전 귀향해 섬 작가의 길을 걸으며 해양쓰레기 및 폐목을 활용한 빈티지 작품화로 "재생"을 화두로 꾸준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 중견 캘리그래피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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