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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대 탈출 베트남 7명 자수·3명 검거…“10명 모두 추방 예정”
11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지구대에서 불법 도박 혐의로 붙잡힌 베트남 국적 외국인 10명이 지구대 창문 틈으로 도주했다. 사진은 인근 폐쇄회로CCTV에 담긴 도주하는 외국인의 모습.[연합]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경찰 지구대에서 집단탈주한 베트남 도박사범 10명 전원이 자수하거나 검거됐다.

불법체류자 신분인 이들은 강제 추방이 두려워 무작정 달아났다가 심리적 압박감에 도주 행각을 스스로 중단했다.

12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 40분께 경찰이 집단탈주 사건 발생을 인지한 이후 이튿날 오후 5시 10분까지 도주범 7명이 잇달아 경찰과 출입국 당국에 자수했고, 3명은 붙잡혔다.

베트남 국적인 이들은 광산경찰서 월곡지구대에서 조그만 창문을 통해 필사의 도주극을 폈지만 제 발로 도망을 포기했다.

이들은 경찰관과 사회관계망(SNS) 메신저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고향에 부치지 못한 옷가지와 가재도구, 가족에게 전하지 못한 소식 등 신변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휴대전화 유심칩까지 뽑아 버리고 잠적했던 도주범들은 한숨을 돌리자 페이스북 등 SNS에 접속해 동향을 살폈다.

이들은 그사이 경찰뿐만 아니라 가족, 연인, 친지 등이 남긴 메신저 대화 내용을 확인하고 도망자 신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수사 당국에 쫓기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한국 사회에서 더는 정상적으로 살아가기가 어렵겠다고 인식했다.

경찰은 베트남 출신인 광산경찰서 소속 외사요원을 중심으로 집단탈주 발생 직후부터 도주범 신원을 파악해 당사자 및 주변인 설득했다.

자수하지 않고 경찰에 붙잡힌 3명도 외사요원의 정보망과 형사 검거조의 추적망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은신처가 탄로 났다.

체포된 3명 모두 광산구 평동산업단지 주변 원룸, 하남산업단지 내 공장 건물, 서구 상무지구 모처의 지인 거주지 등 저마다 익숙한 공간에 숨어있었다.

도박판을 벌였다가 붙잡혀온 베트남인의 집단탈주는 전날 오전 6시부터 6시 40분 사이에 발생했다.

광산구 월곡동 한 주택에 모여 도박판을 벌인 베트남인 23명이 임의동행돼 월곡지구대 회의실에서 대기하던 중 10명이 창문을 통해 도주했다.

이들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20㎝ 정도 열리는 공기 순환용 시스템 창문 틈으로 빠져나갔다.

경찰은 “신병을 확보한 도주범의 조사를 마치는 대로 출입국 당국에 인계할 방침이다”며 “이들은 본국으로 강제 추방되는 한편, 도주와 별개로 도박 사건 수사는 마무리돼 검찰로 넘긴다”고 밝혔다.

한편, 일요일 새벽이었던 당시 해당 지구대에서는 1개 근무조, 지원 나온 경력 등 12명이 외국인 피의자 23명을 관리했다.

경찰은 현장 지휘를 담당하던 조장이 대상자를 지목하고 감시 지시를 정식으로 내렸는지, 지시받은 직원이 이를 묵살했거나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경찰은 사건 전말을 면밀하게 분석해 책임자를 문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한다.

또한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지구대 건물의 모든 창문에 창살을 설치하고, 피의자 관리 지침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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