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의 작가 신경숙이 지난 3월 발생한 천안함 사건을 보며 느꼈던 글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신경숙은 NYT의 2일자 일요 오피니언란에 지난해 매달 발생한 사건을 소개하는 12명의 세계 작가 중 한 명으로 참여했다. 여기에서 신경숙은 ‘한국의 바다에서’(At Sea in South Korea)라는 제목으로 천안함 사건에 대해 기술했다.
이 글에서 “3월 26일이 생생하게 기억난다”는 글로 서두를 열며 “매일 밤 하던 대로 뉴스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천안함 침몰’이라는 자막이 화면에 떠올랐다”고 천안함 침몰소식을 처음 접했던 순간을 그는 생생히 전했다.
“내부에 갇힌 46명의 생사가 궁금해서 TV를 끌 수가 없었다. 이웃 서점의 주인은 가게를 닫았고 친구는 인도로 갈 예정이었던 휴가를 취소했다”면서 시간이 흘러도 기상악화로 누구도 구조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신경숙은 “유가족이 겪었을 분노와 절망을 우리가 어떻게 감히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라며 “뉴스를 보면서 무력감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솔직한 감정을 전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 천안함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침몰의 원인을 놓고 비난과 논쟁이 일고 남북간의 적대감이 고조되고, 한국에서는 여당과 야당이 서로 비난하는 상황이 벌어졌던 것을 뜻했다.
신경숙은 글의 말미에 “실종된 6명의 얼굴이 계속 떠오른다. 그들의 시신이 차갑고 어두운 바다의 적막함 속에서 물살에 밀려다니고 있는 것을 상상한다”면서 “병사들 중에는 제대를 1개월 남겨둔 이와 결혼을 앞둔 이도 있었다. 그들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끝을 맺었다.
한편 신경숙은 곧 ’엄마를 부탁해’의 미국 출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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