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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언어장벽? 무대선 눈빛으로 말하죠”
창작뮤지컬 ‘천국의 눈물’ 로 내한 브래드 리틀
‘오페라의 유령’ 팬텀 10년 베테랑

최근 국내 음악회 조수미와 호흡도



“나이 차이? 언어 장벽? 그런 것은 무대에 오르고 연기를 하는 데 어떤 영향도 주지 않아요. 오히려 배역에 몰두하고 감정 표현도 자유로울 수 있죠.”

브래드 리틀(47)은 국내에서는 ‘팬텀’으로 잘 알려져 있는 배우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 역으로 10년 넘는 기간 2000회 이상 무대에 오른 그는 잘생긴 얼굴을 가면 속에 숨겨왔다.

1997년 이후 팬텀으로 브로드웨이뿐 아니라 세계를 누빈 그는 2005년 처음으로 한국에서 오리지널 ‘오페라의 유령’ 팀과의 공연을 선보였다. 2009년엔 ‘지킬 앤 하이드’로 한국 관객과 만나기도 했다. 팬텀으로 가면을 쓰고, 지킬로는 두 얼굴을 보여줬던 브래드 리틀은 세 번째 내한 공연에서는 매력적이면서도 위엄 있는 그레이슨 대령으로 변신한다. 다음달 1일부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창작 뮤지컬 ‘천국의 눈물’에서다.

‘천국의 눈물’은 지난 2000년 선보인 조성모의 ‘아시나요’ 뮤직비디오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베트남에 파병된 한국군 준과 상류 클럽 여가수 린, 그리고 그레이슨 대령의 애틋한 사랑이 엇갈린다. 오리지널 팀과 함께 무대에 올랐던 지난 공연과는 달리 이번엔 한국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선다.

준 역에 트리플캐스팅 된 김준수는 “그저 가볍게 잠깐 호흡을 맞춰볼 때도 몰입해가는 점을 본받고 싶고, 나도 저렇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브래드 리틀과 함께 무대에 오르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5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들여 기획 단계부터 아시아를 넘어 브로드웨이 진출을 목표로 한 만큼 ‘지킬 앤 하이드’ ‘몬테크리스토’ 등을 작곡한 프랭크 와일드혼이 음악을 맡았고, ‘멤피스’ ‘스위니 토드’로 잘 알려진 가브리엘 베리가 연출을 맡았다. ‘천국의 눈물’에서 추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의 한 축을 브래드 리틀이 책임진다.

브로드웨이를 비롯한 세계 무대에서의 많은 경험으로 한국 배우들을 이끌어줄 것이란 기대에서다. 그는 노련한 배우지만 겸손하다. 한국 배우들과 함께하는 작업에 대해 그는 “한국 배우들은 열정이 넘친다”며 “팬텀과 지킬로 한국에서 유명해졌지만, 아버지가 좋아하는 ‘맨오브라만차’나 다른 한국 뮤지컬도 할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그의 인기는 지난달 31일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야음악회 무대에서도 확인됐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야음악회’ 무대에서 조수미와 함께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를 함께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브래드 리틀은 “연습을 함께하며 호흡을 맞추다 보면 눈빛으로 말이 통해 말이 필요 없을 정도”라며 “질투가 날 정도로 연기를 잘 소화하는 배우들을 보면서 다른 스타일의 느낌이나 연기를 오히려 많이 배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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