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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여성만의 감성에 전략적 사고 더해야”
기업은행 첫 여성 부행장 권선주 씨
‘여성 최초’ 수식어 달며 새 길 개척

카드사업육성 1000만 고객시대 열것


“또 하나의 ‘유리천장’을 깼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영광입니다. 기업은행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으면서 공채 출신 행장에 이어, 공채로 입행한 최초의 여성 부행장 배출까지 의미있는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권선주(55·사진) 기업은행 중부지역본부장이 최근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국책은행 내부 출신으로 여성 부행장이 배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원이 많은 가족의 영향으로 대학 졸업과 함께 자연스럽게 은행원으로 길로 들어선 그는 ‘최초 여성 1급 승진’ ‘첫 여성 지역본부장’ 등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다.

어느새 수많은 여자 후배들의 롤모델로 자리잡은 권 부행장이지만, 여자 행원을 이제 막 뽑기 시작하던 1978년 입행해 어려움도 많았다. “예전에는 여자가 전화를 받으면 무조건 반말로 책임자 바꾸라고 하는 경우도 많았죠. 여성행원의 틀을 깨기 위해 더 노력하고, 은행 업무의 핵심인 고객관리에도 일찍 눈떴습니다.”

지점장을 거쳐 CS센터장, PB사업단 부사업단장, 외환사업부장 등 가는 곳마다 뛰어난 실적을 이뤄낸 권 부행장은 신망도 두터운 편이다. 뚜렷한 주관과 더불어 강한 업무 추진력을 가지고 있지만, 수평적 리더십을 무엇보다 중시하기 때문. “각자 많은 포지션이 다르지만 수평적으로 대화해 나가면 순조롭게 풀리고, 특히 직원들이 저한테서 뭐 하나라도 배울 것이 있도록 끊임없이 저 스스로를 컨트롤해 나갑니다.” 권 부행장의 이번 승진 소식에 ‘가슴이 벅차오른다’는 감격어린 축하의 말을 전하는 후배도 많았다.

앞으로 진두지휘하게 될 카드사업본부에 대한 밑그림도 얼추 완성됐다. 권 부행장은 “올해 카드시장 경쟁이 굉장히 심해질 전망이지만 기업은행 카드부문은 전체적으로 성장성, 건전성 모두 좋다”며 “기업은행이 개인고객 1000만명시대를 여는 데 카드가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그는 “카드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상호호혜적인 상품으로 개인고객을 개척할 때 은행이 고객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며 “신상품 출시와 함께 기업은행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법인고객과 개인고객 모두 강화하는 전략을 쓰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권 부행장은 여자 후배들에게 진심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여성들이 감성적으로 소통하는 데 뛰어나기 때문에 PB업무 쪽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족한 전략적 사고를 키우고, 네트워크도 단순히 인맥을 쌓는 차원이 아니라 금융지식이 됐든 정보가 됐든 여러 인맥들에게 뭔가를 줄 수 있도록 자신의 실력을 더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ㆍ가정의 조화도 성공적으로 이뤄낸 권 부행장은 “직장에서는 일에 100% 집중하지만, 주말이나 휴일에 집안일을 하는 것도 그 못지않게 의미있고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으로 집안일도 100% 최선을 다했다”며 “얼마전 취업한 딸이 요즘 일이 많아 며칠밤을 새면서도 오히려 저한테 처음가는 어려운 길인데 파이팅하라고 격려해주는 등 가족의 든든한 지원이 항상 큰 힘이 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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