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 사실상 확정…리니지 등 성공 역량 오프라인서도 발휘 이목 집중
엔씨소프트 김택진(44) 사장은 눈과 귀가 즐거운 게임, 개념이 충만한 게임, 사람들을 연결시키는 게임, 게임 모르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모두의 게임을 만드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다. 1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가진(2010년 10월 재벌닷컴 기준)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거부(巨富)지만 여전히 밤을 세우며 게임을 만든다. 얼마 전에도 그는 트위터에 “블소(블레이드앤소울) 테스트하다 까만 밤하늘을 보며 집에 들어간다. 또 새벽별 보기가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1인자’ ‘벤처신화 주인공’ 꼬리표도 부담스러울 텐데 이제는 그가 프로야구단의 구단주가 된다. 게임 속 가상공간이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8일 이사회 안건으로 ‘엔씨소프트 9구단 창단 우선 협상권’을 인정했다. 총회라는 절차가 남았지만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의 선택에 게임업계도 반기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스포츠를 통해 게임업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 거꾸로 게임업계의 사회 공헌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콘텐츠 산업, 대표적인 수출 효자 산업인 게임은 그동안 ‘중독’ ‘사행성’ 등에 항상 가려져왔다. 김 사장이 연초 시무식에서 “PC 환경에서 벗어나 모바일과 오프라인으로 외연을 넓혀야 한다. 야구장에서도 또 다른 즐거움을 창조하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김 사장이 다소 무리한 도전에 나섰다는 평가도 있다. 2009년 기준으로 매출액이 6347억원인 엔씨소프트가 야구단 운영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많다. 지난 10여년은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등이 잇따라 히트하면서 고공성장했지만, 차기작들이 꼭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국가대표 게임회사가 한눈을 판다” “소액주주는 안중에 없다” 등의 우려와 비판을 막기 위해서라도, 김 사장은 차기작 흥행 성공이라는 카드를 빨리 보여줘야 할 입장이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