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잇단 금리 인상에 산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해 중국의 금리 인상이 추가적으로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 중국 소비 위축과 함께 국내 수출기업의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해운 철강 등 중국 경기상황에 민감한 업종엔 큰 악재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하락세가 심화되고 1100원대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금리ㆍ환율 시나리오 대응책에 분주해졌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환율도 환율이지만 중국 금리인상과 관련해 호들갑을 떨 수 밖에 없는 현재의 수출 구조를 장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주요그룹 “영향 미미” 속 해운 등은 직격탄=주요 그룹들은 중국 금리 인상에 당장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국의 잇단 금리 인상이 이뤄질때를 대비한 대응책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어느정도 예상된 것이기 때문에 당장 영향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중국 내수 전자제품 시장의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인상을 통한 위안화 평가 절상이 예상되지만 결제통화 비중이 달러화가 70~80%를 차지해 위안화 가치 변동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자동차 수요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면서도 중소형 라인업에 강점을 갖고 있어 타격이 심하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수요 위축에 따른 일시적인 판매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금리 인상으로 중소형차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전체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국 경기에 따라 시황 변동이 큰 해운과 철강은 긴장감이 역력하다. 특히 최근 악화되고 있는 벌크선 시황에는 더욱 충격파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중국의 긴축재정 기조로 인해 철광석 등 원자재 수입물량 조정으로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계속 하락, 1000 포인트 마저 붕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일부 중소기업도 직격탄이 예상된다. 중국에 생산기지를 갖고 있는 A사는 “중국이 금리를 인상해도 당장 물가가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며 “이렇게 되면 금리를 또 올릴텐데, 수익성 측면에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생산공장에서 자체적으로 내수시장에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 T사는 “단기적으로 판매 감소의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그렇다고 뾰족한 수는 현재로선 없다”고 토로했다.
▶대중국 수출 의존도 줄여라=지난해 대중국 수출은 우리 수출의 25% 정도를 차지했다. 중국에 기대지 않고는 기업 경쟁력을 자신할 수 없다는 의미다. 특히 합섬원료(83.1%), 석유화학 중간원료(72.9%), 디스플레이 제조장비(61.9%), 반도체 제조장비(40.8%) 등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제품은 전방위에 포진해 있다.
이렇다보니 중국이 금리 인상 카드로 숨을 한번 내 쉬면 국내기업들이 바짝 오그라들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우리의 국가경쟁력은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해 경제성장의 52%, 총 수출 증가의 134%를 대 중국 교역이 기여하는 기이한 구조로 돼 왔다”며 “특정 국가 중심의 편중현상은 장기적으로 우리 경쟁력에 큰 흠집이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우리 기업 중에는 그동안 중국을 가공무역 기지로 활용해 온 중소 제조업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생존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브랜드 경쟁력 제고, 네트워크 강화가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산업부 재계팀 @yscafe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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