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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멘 ‘핏빛내전’으로 번지나
친위대·軍 교전에 2명 사망

군부내 정권이탈 가속 분석


살레 대통령 거취언급 자제

시민 수만명 가두행진 지속


강력한 퇴진 압력에 직면한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22일 ‘유혈 내전’을 경고하고 나서면서 예멘 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이날 국영TV를 통해 “쿠데타로 권력을 잡으려는 시도는 내전을 촉발하게 될 것”이라며 시위대에 합류한 군 장교들에게 결정을 재고하고 군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살레 대통령은 그러나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당초 연말 퇴진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던 아흐메드 알 수피 대통령 대변인도 이날 관련 보도를 부인하며 “살레 대통령이 올해 말이나 내년 1월 이전에 총선을 실시하고 권력을 이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으로 52명이 숨지면서 살레 대통령에 대한 퇴진 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수만명의 시위자들은 이날 수도 사나에서 살레 대통령의 즉각 사임을 요구하며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에 앞서 야당세력은 연말까지 물러나겠다는 살레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고, 일부 군지휘관들은 반정부 세력에 동참했다.

퇴진을 약속했던 살레 대통령이 당장 물러나진 않겠다고 말하면서 의견이 엇갈리는 군 내부에선 교전이 벌어졌다. AFP통신은 예멘 무칼라의 대통령궁 근처에서 대통령 친위대와 정규군 사이에 교전이 벌어져 양쪽에서 각각 1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대통령의 최측근인 알 아흐마르 장군이 시위대 지지를 선언한 뒤 군부 내 정권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장관들이 잇따라 사퇴한 데 이어 알 아흐마르 장군까지 21일 시위대 지지를 표명하면서 살레 대통령은 궁지에 몰렸다. 하지만 그는 즉각 퇴진을 거부하는 대신 내전을 경고했다.

33년간 장기집권하면서 대통령 종신제와 아들 세습까지 추진해 온 살레 대통령이 이집트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게 될지 정부군과 반군의 치열한 전투를 초래한 리비아 무아마르 카다피와 같은 처지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희라 기자/han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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