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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트디부아르 내전 격화...佛 군인 300여명 급파...아비장 공항 장악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 대통령 당선자와 선거 결과에 불복한 대통령 사이의 내전으로 애꿎은 국민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가톨릭 구호단체인 카리타스를 인용해 내전이 격화하면서 서부지역 마을인 두에쿠에에서만 민간인 1000명 이상이 학살됐다고 3일 전했다.

카리타스는 지난달 30일 두에쿠에에서 총에 맞거나 칼로 토막난 시신 수백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카리타스의 패트릭 니콜슨 대변인은 “지난달 27~29일 전투 결과 도시 전체가 시체로 가득 찼다. 직원이 도시와 덤불, 공동묘지에서 시체를 목격했다”며 사망자 수가 1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도로테아 그리밋사스 대변인도 “수많은 시체에 충격을 받았다. 적어도 시체 800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코트디부아르 유엔평화유지군(UNOCI)도 두에쿠에에서 발생한 사망자가 330명을 넘는다며 100여명은 대선 결과에 불복한 채 저항 중인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에 의해, 200명은 대통령 당선자인 알라산 와타라의 군대에 의해 숨졌다고 밝혔다.

이번 유혈사태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코트디부아르 대선에서 와타라 전 총리가 승리했으나 그바그보 대통령이 부정선거라고 불복하면서 촉발됐다.

와타라 측은 국토의 90%를 장악한 뒤 경제수도 아비장에서 최후의 공세를 벌이고 있다.

아비장을 장악하며 승기를 잡은 듯했던 와타라 당선인 측은 3일 국영방송국을 12시간 만에 다시 정부군에 뺏기며 한 발 물러났다. 그바그보 대통령 측이 정예부대를 중심으로 최후의 일전에서 강하게 버티면서 내전은 더욱 격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민은 생필품과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코트디부아르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라이베리아로 13만명의 난민이 탈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악화하자 과거 식민지배를 했던 프랑스는 외국인 보호를 위해 300여명의 군인을 급파해 경제수도인 아비장의 공항을 점령했다. 현재 프랑스군은 별도 시설에서 약 1500명의 외국인을 보호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와타라 당선자에게 “학살 책임자에게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으나, 와타라 당선자는 “내 지지자는 학살과 무관하다”고 반박했다고 3일 AFP통신이 전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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