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카다피 퇴진 먼저”…리비아반군 중재안 거부
잔인한 복수극 우려

AU대표단 중립성도 의심

카다피 버티기로 사태 악화


쿠사 前외무장관 자제 호소


리비아 반군이 아프리카연합(AU)의 중재안을 거부했다.

11일 반군측은 AU 중재안에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퇴진 조건이 빠졌다며 이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카다피측도 퇴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나타내 장기화된 리비아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반군 대표기구인 국가위원회의 무스타파 압둘 잘릴 위원장 등 반군 지도부는 반군의 수도 벵가지를 방문한 AU 대표단과 회담을 가졌다. 이후 반군측은 카다피 퇴진이 빠진 AU 대표단의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반군측은 카다피가 계속 권력을 쥐고 있을 경우 반군측에 잔인한 복수를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카다피와 오랜 동맹이었던 AU 대표단의 중립성도 의심하고 있다.

전날 AU 대표단을 만난 카다피는 정치개혁 등을 담은 중재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다피는 자리에서 물러나지는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이날 카다피 아들 세이프 알 이슬람은 프랑스 BFM TV와의 인터뷰에서 “리비아에 새로운 피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카다피 퇴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카다피군은 서부 미스라타에서 반군에 대한 공격도 이어갔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카다피 부대가 민간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한 공습을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날 프랑스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카다피 일가가 퇴진하는 것이 리비아 내 국가적 화합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하며 영국과 프랑스도 이런 견해에 동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국방장관이 11일 만나 리비아 사태에 대해 논의하며, 나토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이번 주말 독일 베를린에서 회동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영국으로 탈출한 무사 쿠사 전 리비아 외무장관은 이날 BBC에 전달한 성명을 통해 “카다피측과 반군 모두 내전으로 치달아서는 안 된다”며 양측 모두에 자제를 호소했다.

영국으로 온 뒤 처음 입을 연 쿠사는 “리비아가 제2의 소말리아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