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0일 한나라당 신임지도부와의 청와대 조찬 회동에서 ‘계파정치’ 타파를 통한 당 단합을 강력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식 회의에 들어가기 전 황우여 대표권한대행에게 “친이 친박 이런거 다 없애버리고 국민들 앞에 신선하게 정책 갖고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는 게 국민에게 중요하다” 며 “근본적으로 새로운 모습, 단합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여당 역할론’을 새삼 강조한 것은 4,27 재보선이후 한나라당이 친이와 친박, 신주류와 구주류로 등을 맞대 치열한 당권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좋지 않게 비춰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재보선 이후 한나라당은 정당 지지율에서 2년만에 처음으로 민주당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고,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역시 정권 초 쇠고기 파동이후 최저 수준인 20% 후반대까지 하락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FTA 비준 등 국정현안이 산더미로 쌓여있고 내년 총ㆍ대선도 준비해야 하는 데 지금 여당이 계파싸움 할 때는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정책 논의를 통해) 합의되면 민주주의 방식으로 하고, 합의되도 안하면 민주주의 아니잖아요”라고 했다.
이는 숱한 갈등 끝에 일단락된 국책사업의 후유증을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 진화해달라는 주문으로 받아들여진다. 김황식 국무총리와 청와대 참모들이 최근 국책사업 입지 선정에서 탈락한 지역들을 방문해 현지 민심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전당대회와 당권 경쟁에만 혈안이 된 여당 내에서는 이런 움직임들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신임 지도부가 새로운 친서민 공약을 내세우는 과정에서 당내 충분한 논의없이 감세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MB노믹스’ 정책을 흔들고 있는 것에 대한 우회적 경고로도 들린다.
이날 회동에서는 당청 소통에 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아직 새로운 대표체제가 들어서지 않은 데다, 이 대통령이 올들어 이미 여러차례 “당청은 한몸으로 정권 재창출이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이밖에 이 대통령과 황우여 원내대표는 독일과 덴마크, 프랑스 3개국 순방 성과와 19∼20일 열리는 ‘서울 G20 국회의장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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