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를 맞아 범(汎)야권 인사들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총집결한다. 2주기를 계기로 친노(親盧)인사들은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야권 단일화의 주축이 될 것을 자임하고 나섰지만 친노 내부에서도 대선에 대한 생각은 달라 분화가능성도 내재하고 있다.
▶친노 “야권연대는 노무현 정신 계승하는 것”=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 노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에는 모든 야권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권양숙 여사 등 유족과 민주당 손학규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 이해찬ㆍ한명숙 전 국무총리, 문재인 전 비서실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이 행사에 참여한다.
야권 전체가 추도식을 기해 특별한 회동을 계획하진 않았지만, 이번 추도식이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야권 연대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청정회 소속 회원들은 전날 봉하마을에서 회동을 갖고 청정회의 외연을 확대해 내년 총선에서 야권단일화의 주축으로서 역할을 할 것을 다짐했다.
이 모임의 회장인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청정회를 (노 전 대통령)측근중심에서 정신과 철학을 공유하는 모임으로 성격을 바꿔 활성화시키기로 했다”며 “민주당과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앞당길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도 “노무현 정신은 원칙을 지키는 바보정신”이라며 “당장에는 손해가 되겠지만 길게 보면 이익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야권단일화에 대한 방법을 시사하기도 했다.
▶대선은 친노 내부서도 이견 뚜렷=총선 승리를 위한 야권연대의 당위성은 확인했지만 대선에 대해선 친노 내부에서도 이견이 서서히 표면화되고 있다. 이번 봉하 집결에서도 향후 대선과 관련해서는 뚜렷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고 노 전 대통령의 왼팔 오른팔로 불리던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도 야권 내 대선주자에 대해 다른 생각을 표출하고 있다.
안 지사는 지난 2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추모행사에서 진보의 역사를 자신의 역사로 인정하는 사람을 대선 후보로 지지할 뜻을 밝히며 “나무의 가지가 줄기 역할을 하면 나무가 자빠진다”고 말했다. 현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손학규 대표를 견제하는 발언이다.
하지만 이 전 지사는 지난 3월 손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여전히 그는 중도 성향의 손 대표에 대해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타천으로 계속 향후 대권 후보로 언급되는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어떤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김두관 경남도지사 역시 내년 대권과 관련해서는 입장을 명확히 나타내지 않고 있다.
민주당 내 친노 성향의 한 의원은 “총선에 대해선 통합ㆍ연대의 당위성이 공유되고 있지만 대선은 또다른 문제”라며 “민주당 주자들도 각자의 길을 나선 상태에서 야권 전체의 인식의 공톰점을 찾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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