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닷새째인 24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이날 ‘남순(南巡) 행보’를 이어가면서 상하이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상하이에 들르지 않고 바로 북상, 베이징에 들러 후진타오 주석과 회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함께 나온다.
이날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전 9시30분)께 무장경찰차의 선도로 40여대의 차량 편으로 양저우 역으로 향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양저우 역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이날 새벽부터 대기했다. 김 위원장 일행은 양저우를 출발해 일단 분기점인 난징으로 이동해 차후 행선지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 소식통들은 난징과 베이징 구간이 시속 80㎞ 속도의 열차로 14시간 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이날 중 베이징으로 직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렇게 되면 김 위원장 일행은 난징을 거쳐 양저우에서 270km 떨어진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로 이동하는 것이 유력해 보인다. 상하이의 주요 영빈관에는 전날부터 삼엄한 경계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는 김 위원장이 지난 2001년 1월 방문, 푸둥지역 등을 둘러본 뒤 “천지개벽했다”는 감탄사로 중국식 개혁개방에 놀라움을 표시한 곳이다. 김 위원장이 상하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중국 개혁ㆍ개방 1번지인 남부 광둥성을 다시 방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방향을 틀어 전격적으로 베이징행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난징을 거쳐 특별열차의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 과거 방중때처럼 귀로에 베이징에 들러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나머지 중국 수뇌부와도 회동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23일 저녁 김 위원장은 숙소인 영빈관에서 공연을 겸한 만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참석한 것이 목격됐다. 따라서 다이 국무위원이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성광주 철도부장과 더불어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을 수행하고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만찬 공연에는 중국의 국가급 가무단인 동방가무단과 장쑤성 예술단, 그리고 북한예술단이 차례로 출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