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주주는 없고, 대리인만 참석했다.
강연회 일정, 피치 못할 사유 등을 이유로 당권경쟁을 펼치고 있는 핵심 인물 대부분이 참석하지 않은 채, 대리인들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7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 재장악을 노리고 있는 친이계의 핵심 이재오 특임장관은 이날 대구에서만 세 차례 공개 특강을 했다.
의총 시작 전인 오전 8시50분 대구 성명여중ㆍ고 특강을 시작으로 오전 11시에는 대구대에서, 또 오후 2시에는 한국폴리텍Ⅵ대학 특강까지 강행군을 계속했다.
특임장관실 관계자는 “장관의 특강은 통상적으로 늦어도 1주일 전 결정된다”며 “이날 3개 모두 미리 잡혀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권ㆍ대권 분리 문제를 놓고 박근혜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정몽준 전 대표 역시 정작 이 문제를 논의하는 의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불참 사유는 이 장관과 비슷한 특강 일정이다.
대신 이날 오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황우여 대표권한대행이 박 전 대표와 사전에 만나 당권ㆍ대권 현행 유지라는 입장을 대신 전달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친이계로부터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박 전 대표도 의총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정확한 불참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의총이 열린 시간에 다른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이들 핵심 인물들이 자신의 말 한마디가 의총의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부담감에 참석하길 꺼리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