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조정국면을 보이면서 펀드로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이달들어 국내주식형 펀드에만 1조4000억원 넘게 들어왔다. 유로존 재정위기 등 글로벌 불안감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가 55포인트 넘게 떨어진 23일 다음날인 24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 3059억원이 순유입됐다. 지난해 5월 7일 366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13거래일째 순유입이 이어졌다. 유로존 재정위기, 중국 긴축 우려 등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11거래일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같은 해외 펀드라도 해외 채권형 펀드에는 소규모지만 열흘째 순유입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면서 국내 채권형 펀드 뿐만 아니라 해외 채권형 펀드까지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개별 펀드 가운데는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증권자투자신탁’에 올들어 무려 8821억원이 들어왔다. 국내 대형주에 투자하는 압축펀드로 1년 수익률이 65.84%에 달하는 등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어 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가 하락세로 돌아선 이달 들어 이 펀드에는 2202억원이 들어왔고, ‘하나UBS블루칩바스켓증권투자신탁V-1’,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증권자투자신탁’ 등에도 1000억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재만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식형 펀드 내 현금 비중이 9%로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국내 유동성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을 적극 살 마음은 없지만 여력은 글로벌 유동성에 비해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달 들어 1조원 넘게 들어온 것은 금액치고 크지만 변동성이 클 때 펀드에 자금이 들락날락하는 패턴의 반복이라 큰 의미를 둘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전망과 업종에 따라 길게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연구위원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채권형 펀드에 대해서도 “펀더멘탈의 변화로 보기는 어렵고 금리 상승시 다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