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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묘백묘” VS “동북 4성 예속” - 북중 경협을 보는 두 시선
한나라당내에서 “5ㆍ24 대북제재의 정책적 수정 필요(남경필 의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북한과 중국간 경제협력 확대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민간 대북전문가들이 극명한 시각 차를 드러내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으로 활기를 띠고 있는 북중 경협에 대해 정부는 ‘경협 강화->북 주민 인식변화->통일 환경 개선’이라는 낙관적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반면, 민간 전문가들은 ‘경협 강화->대중 의존도 심화->주도적 통일 추진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6일 “북중 경협은 북한 주민들의 인식변화와 경제 자립도 향상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통일환경을 조성하고 통일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개방화 시대에 양국간 경협을 (정치ㆍ경제적) 예속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한 측면이 있다” 면서 “특히 한ㆍ미ㆍ일이 제재공조에 들어간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중국과의 경헙은 개혁개방을 위해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민주평통 간부자문위원단 청와대 초청 간담회에서 “중국이 도와주는 것도 좋은 것이고 그 것이 (북한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는 5ㆍ25제제조치와 관련해서도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는데 북한이 최근 개방 행보에 적극 나서는 것은 그만큼 경제적 압박이 심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개혁ㆍ개방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외국기업이 많이 진출하는 것” 이라며 “중국이 투자를 많이 하는 게 걱정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 정부가 열심히 하자고 해도 투자리스크를 우려해 투자가 부진할 까 걱정”이라고 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민간 전문가들은 경협 자체의 긍정적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남북 경협이 정체된 가운데 북중 경협으로 무게 추가 쏠릴 경우 우리 정부 주도의 한반도 관리는 갈수록 힘들어진다”고 우려했다. 청와대의 인식이 낭만적이라는 주장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중 경협 강화는 한반도라는 큰 틀에서 봐야 한다” 면서 “북한이 컨트롤할 수 없을 정도로 대중 의존도가 심화되면 한반도 상황이 복잡해지고 북한은 사실상 중국의 동북 4성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북한이 개혁ㆍ개방되더라도 남북-북중간 균형이 잡혀야 한반도 안정을 유지하면서 발전적인 경협이 가능해진다” 면서 “일방적인 북중 경협은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 정부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중 일변도의 경협은 한반도를 둘러싼 ‘신(新)냉전(한미일VS 북중)’ 외교전선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은 북중 경협으로 자신들의 역량을 키워 남한과 미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원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정일의 방중과 경협 확대는 중국 입장에서 북한 카드를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효과가 있다” 고 분석했다.

<양춘병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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