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의 차기 지도부와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 중국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커창 국무원 상무부총리 겸 공산당 상무위원과 함께 중국의 실리콘밸리로불리는 중관춘(中關村) 시찰에 나섰다. 리 부총리는 시진핑 국가 부주석겸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함께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는 인물이다. 시진핑, 리커창 등은 내년 10월 열리는 제18차 당대회에서 각각 후진타오와 원자바오의 뒤를 이어 국가 주석 겸 중앙군사위원회주석과 총리를 맡아 중국의 제5세대 지도부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리 부총리와 김정일의 중관촌 시찰은 북중관계가 차기 지도부에서도 계속해서 긴밀하게 유지될 것임을 과시하는 의미로도 읽힌다.
한편 중관춘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이곳 방문에서 중국 인터넷 산업의 발전상에 큰 관심을 보이며 여러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원은 리 부총리가 김 위원장 곁에서 함께 시찰을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면서 이들이 인터넷 센터에서 스위치를 포함한 인터넷 장비를 둘러봤다고 전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 어때 보였느냐는 질문에 대해 “걸음걸이도 부자연스럽지 않고 전반적으로 건강이 괜찮아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간의 방중 기간 김 위원장의 모습이 수차례 노출되자 이날 선저우수마의 현관 앞에는 대형 흰색 천막이 쳐져 반대편 건물에서 내려다볼 수 없도록 했다. 또 중관춘 일대에는 무장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돼 삼엄한 경비를 펼쳤고 선저우수마 근처 도로가 모두 봉쇄되면서 일대를 지나던 차량들이 수십분 동안 꼼짝하지 못했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