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글로벌 금융위기 ‘소방수’로 투입돼 28개월간 장도를 마감하는 윤증현 장관이 그토록 아쉬워하는 건 뭘가. 서비스 선진화였다.
지난 26일 기획재정부 출입 기자단과의 퇴임 오찬에서 그는 서비스산업 육성방안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데 아쉬움을 진하게 드러냈다.
그는 “지난 정부도, 이번 정부도 여러 벽에 부딪히며 서비스 선진화가 진척을 보지 못했다”며 “수출과 제조로 벌어들인 돈을 서비스산업 육성의 종잣돈으로 사용하기 위한 길을 터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장관은 또 “최근 제조업 중심의 수출경기는 좋지만, 그만큼 일자리가 늘지 않아 체감 경기는 낮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내수산업ㆍ서비스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경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수출과 내수 등 성장불균형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물가를 잡지 못한 부분에 대해 국민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 극복의 빛이 있었다면 물가 상승은 그림자”라며 “변명이지만 현 물가상승은 원유 등 원자재의 공급충격에다 이상기후에 따른 곡물가격의 상승 등이 전세계적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장관 재임 중의 보람으로는 국제적인 찬사를 받았던 빠른 경제위기 극복과 성공적인 G20 개최를 꼽았다.
그는 “위기 극복을 위해 2009년 2월에 취임해서 3월에 사상 최대 30조에 달하는 추경을 편성해서 4월에 국회 승인을 받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윤증현의 리더쉽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던 대목이다.
또 G20 회의를 통해 신흥국과 선진국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당시 ‘통화전쟁’으로 불리던 각국간의 첨예한 환율다툼과 IMF 쿼터 등을 놓고 국가간 조율을 마무리했던 점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그는 “G20 개최는 우리 경제사 한 페이지를 분명히 장식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