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7 재보선으로 9년 만에 배지를 단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고심 끝에 소속 상임위로 기획재정위원회를 택했다. 기재위는 한나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터를 잡은 곳이어서 여야 차기 주자 간 정책 맞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손 대표는 27일 “고물가와 전세대란, 가계 부채 등으로 중산층과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만큼 복지와 경제의 선순환을 통해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한 정책 과제”라며 기재위행(行) 결심을 밝혔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전해졌다.

그는 “복지와 경제는 뗄 수 없는 문제로 복지와 경제의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서민경제를 챙기고 ‘민생진보’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기재위는 손 대표가 14~16대 의원 시절 3년을 빼고는 줄곧 몸담았던 ‘친정’이기도 하다.

손 대표는 당초 대학등록금, 무상급식 등의 이슈가 있는 교과위를 선택지로 염두에 뒀으나 ‘빈자리’를 찾지 못해 마음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감세 문제를 놓고 두 사람이 ‘일전’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손 대표는 민주당 당론인 부자감세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박 전 대표는 ‘소득세 추가감세 철회, 법인세 감세유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의견차가 뚜렷한 상황이다. 또 주요 어젠다로 부상한 각종 경제 현안에 대해 두 사람이 건건이 정책대결을 벌일 가능성도 크다.

손 대표 측에서는 기재위에서 정책행보를 하면서 박 전 대표와의 ‘1대 1’ 구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핵심인사는 “손 대표의 기재위행으로 보편적 복지 등 당의 ‘민생진보’ 드라이브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며 “손 대표 개인으로서도 대권주자로서 전문적 내공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조만간 공채를 통해 경제 전문가를 정책보좌관으로 기용할 예정이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