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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형 브랜드가 각광받는 까닭은?
식음료 업계에 숫자 마케팅이 한창이다. 웰빙 열풍 속에서 매일 먹고 마시는 식음료 만큼은 꼼꼼히 따져본 뒤 구입하는 깐깐한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식음료 업체들도 이같은 현명한 소비자의 요구에 발맞춰 고품질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상품도 소비자의 시선을 끌지 못하면 낭패다.

식음료 업체들이 이같은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뽑아든 카드는 브랜드에 숫자를 사용하는 이른바 숫자 마케팅이다. 업체 입장에서 브랜드의 숫자는 짧지만 확실하게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소비자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효과적인 연결고리인 셈. 숫자를 매개로 제품의 재료 및 제조 과정의 안정성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데다 한글이나 영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각적인 각인 효과가 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기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숫자마켓팅도 업체간 과열 경쟁 양상을 보이면서 평범한 숫자형 브랜드로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붙잡는 게 쉽지 않은 실정이다. 많은 식음료 업체들이 소비자들이 쉽게 외우고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스페셜 숫자’ 찾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숫자 마케팅의 영원한 베스트셀러 ‘100’=숫자의 세계에서 100은 완전수. 업체들이 프리미엄 상품임을 강조할 때 가장 선호하는 숫자가 100이다. 오리온은 100% 순수한 이천쌀과 해남산 단호박을 넣어 맛있게 구운 골든키즈, 임실 자연치즈와 100% 순수 이천쌀을 넣어 구운 골든 키즈, 100% 순수 이천쌀과 남해안 통멸치를 넣어 구운 골든키즈 등을 내놓고 프리미엄 제과 열풍을 견인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믿고 먹일 수 있는 과자라는 점을 100%라는 숫자로 대변했다.

롯데칠성의 냉장유통 주스 ‘트로피카나 블루베리 믹스 100’은 블루베리와 포도, 딸기, 석류, 사과 등을 넣어 만든 냉장 유통 주스. 950㎖ 한 팩에 블루베리 96알, 적포도 47알, 딸기 20개를 담은 순수한 과실 주스임을 강조하기 위해 100이라는 숫자를 썼다. 동서식품의 맥심 아라비카 100은 고급 아라비카 원두를 100%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100을 브랜드화했다. 한국야쿠르트는 백세까지 장수하라는 의미의 스테디셀러 ’슈퍼 100‘을 최근 리뉴얼해 선보였다.

▶정체 불명의 숫자로 궁금증을 유발하라?=숫자의 의미를 궁금하게 만드는 전략을 사용하는 업체들도 있다. CJ제일제당의 해찬들은 32° 숙성 천일염 양조간장을 필두로 100% 국산고추장, 8선 태양초고추장 등을 선보이는 등 지속적으로 숫자 마케팅을 이어왔다.

한국야쿠르트가 유기농 야채만을 사용, 유기가공식품 인증마크를 표기할 수 있게 되면서 이달부터 새롭게 마케팅활동을 강화하고 나선 하루 야채 A350, B350, C350이 대표적인 예. 여기서의 350은 1일 야채 권장량 350g을 의미한다.

샘표 양조간장 501S는 단백질 함량이 1.0%인 일반 간장, 1.3%인 고급 간장 보다 더 높은 1.5%의 단밸질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 501이라는 숫자를 사용했다. 1.5를 사용할 경우 다소 어렵게 비쳐질 것을 우려, 501로 바꾸고 특별하다는 뜻인 스페셜(Special)의 영문 이니셜을 덧붙여 브랜드 이름을 완성했다.

농심의 체중조절용 국수인 미인(美人)국수 275는 국수의 칼로리인 275Kcal를 제목으로 썼다. 또 현대약품의 미에로 뷰티엔 180의 180은 편안한 피부를 가꾸는데 도움을 주는 N-아세틸 글루코사민 성분이 180ml 함유돼 있다는 뜻을 제목에 담았다.

풀무원은 어린이와 여성에게 좋은 엽산 2.1배 풍부한 달걀, 롯데칠성음료는 칸타타 아이스 커피믹스 1/2 칼로리, 칸타타 아이스 아메리카노 1/2 칼로리, 대상은 신안섬 보배 3년 묵은 천일염 등도 스페셜 숫자를 브랜드로 활용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숫자형 브랜드는 짧은 순간 소비자에게 제품의 특성을 강력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오랫동안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업체마다 특별한 숫자를 브랜드화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남주 기자 @choijusa>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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