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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퀸·지미 헨드릭스의 길 따라…
조수미와 함께 한국 무대 아직도 감동의 울림 그대로…테너 조셉 칼레야“와인처럼 잘 숙성된, 기억에 남는 음악하고파”
천부적 재능에 지독한 노력…

정규교육 없이 혜성처럼 등장


“푸치니 음악 날 위해 작곡한 듯

내 맑은 음색·풍부한 성량에 맞아

‘차세대 파바로티’평가 보다

나만의 음악 세계 만들고 싶어”







지중해 몰타 섬. 작열하는 태양만큼 사람들은 따스하고 관대하며 낙천적이다. 테너 조셉 칼레야(Joseph Calleja)는 이곳에서 태어났다. “목소리는 영혼의 창이에요. 나는 밝고 따뜻한 성격입니다. 기후와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가 제 목소리에도 반영될 겁니다.”

칼레야는 시종 유쾌하고 자신 있는 태도였다. 지난 200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무대에 오른 그를 만났다.

조셉 칼레야는 늘 새로운 레퍼토리에 도전한다. 10여년 사이에 그가 소화한 배역만 서른 개에 달한다. ‘차세대 파바로티’라는 별명에 대한 생각을 묻자, 대답은 의외였다. “차세대 파바로티? 아니다. 난 퍼스트 칼레야로 불리고 싶다.” 오롯한 자기 세계를 구축하고 싶다는 얘기다. 이 자신감의 바탕에는 자기 재능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꾸준한 노력은 반드시 성과를 남긴다는 믿음이 있었다.

조셉 칼레야는 최근 세 번째 앨범을 내놨다. 유난스러운 고향 사랑을 담아 ‘몰타의(몰타인) 테너(THE MALTESE TENOR)’를 타이틀로 내세웠다. 이번에도 앨범은 온통 푸치니의 곡으로 가득하다. 푸치니에 대한 지극한 사랑에 대해 그는 “푸치니는 악기를 정확히 이해한 작곡가다. 어디에 어떤 악기를 써야 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감정 전달을 정확하게 하면서도 그 안에서 비틀어 표현하는 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푸치니의 음악은 영화 같다. 굉장히 현대적인 느낌이 있다. 오페라 ‘나비부인’을 봐도 영화로 만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야기”라고 했다.

“차세대 파바로티? 아니다. 난 퍼스트 칼레야로 불리고 싶다.” 오롯한 자기 세계를 구축하고 싶은 조셉 칼레야. 이 당당한 포부의 바탕에는 천부적 재능과 지독한 노력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캐피탈]

“푸치니 음악은 나를 위해 만들어졌다.”

칼레야의 자부심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푸치니는 저처럼 밝고 가벼운 목소리를 염두에 두고 곡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를 뚫고 나올 만큼 성량도 커야 하죠. 제 목소리와 창법에 딱 맞는 작곡가입니다.”

그의 말마따나 칼레야의 목소리는 오케스트라의 반주 사이 사이를 경쾌하게 뛰어넘는다. ‘몰타의 테너’에 담긴 오페라 아리아에서는 폭발적이지만 때때로 애절한 에너지가 쏟아져 나오는 듯했다.

그는 정규 음악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우연한 기회에 접한 전설적인 테너 마리오 란자의 목소리에 심취해 홀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3년, 다시 섬에 사는 폴 아스치아크라는 테너에게서 4년을 배웠다. 그리고 1998년, 밀라노 카루소 콩쿠르를 통해 20살 섬 청년은 성악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7년간 절치부심으로 정규 교육을 받은 성악가들을 제친 칼레야. 음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독보적인 재능, 근본적으로는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타고난 재능은 필수적입니다. 24시간 축구만 한다고 모두 유명 축구선수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도 성공 비결은 역시 지독한 노력이라고 덧붙인다. “제가 음악 교육을 얼마 안 받은 것 같지만 늘 공부를 해왔습니다. 샤워를 하든, 운동을 하든, 밥을 먹든 늘 음악을 생각하고 노래를 불렀죠.”

물론 소리를 내는 기술만 다듬어서는 위대한 음악가가 될 수 없다고 칼레야는 못 박았다. “노래는 그냥 성대로 소리를 내는 게 아니에요. 정신적인 부분과 연결돼 있습니다. 정신적인 성숙도 중요할 수밖에 없죠.”

늘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지 않는 칼레야. 콩쿠르를 통해 데뷔한 그답게 음악인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도 경쟁을 두려워 말라고 충고했다.

그는 “모든 것을 다 걸고 오디션에 나가 경쟁해야 한다. 새로운 인재를 기다리던 전문가가 나를 선택하면 나를 훈련시키고 갈고 닦을 것이다. 나 역시 이런 결단을 내렸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테너로 성장하고 있는 칼레야가 생각하는 좋은 음악은 무엇일까. 뜻밖에 록 그룹 퀸과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 이름이 나왔다. “좋은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에 흔적을 남깁니다. 퀸이나 지미 헨드릭스처럼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음악이죠. 좋은 와인처럼 잘 숙성된 음악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소중해질 수도 있고요. 반대로 시간 때우기용으로 만들어진, 시류에 영합한 음악은 좋다고 볼 수 없습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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