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월간 미술시장 전문지로는 가장 많은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미국의 ‘아트+옥션’이 선정한 ‘세계 미술계 파워인사 톱100’ 중 ’파워 패트론(후원자)’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럭셔리 패션브랜드 ‘프라다(PRADA)’를 이끄는 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미술계 패트론이다. 20여년째 밀라노 본사 갤러리에서 흥미로운 전시를 열고 있다.
1993년에는 아예 프라다 파운데이션을 만들고 될성 부른 유망작가의 전시를 개최하고, 독립 예술영화 등을 지원해온 프라다는 유명작가가 스타덤에 오르기 전에 짚어내는 빼어난 감식안으로 유명하다. 물론 그의 곁에는 구겐하임미술관 큐레이터 출신인 제르마노 첼란트 감독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미우치아는 지금은 작품 1점에 수십, 수백억 원을 훌쩍 호가하는 제프 쿤스며 데미안 허스트, 아니쉬 카푸어 같은 스타작가를 이미 10~15년 전에 발굴해 전시를 열었는가 하면, 미국 작가 댄 플래빈에게 밀라노 Chiesa Rossa의 작은 성당에 형광등 설치작업및 조명작업(1988년)을 하도록 주선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1995년에는 마크 디 수베로의 대형 조각작품을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중 베니스 한복판에 설치해 호평을 받았고, 루이스 부르조아(1997년), 샘 테일러-우드(1998년), 마리코 모리(1999년), 마크 퀸(2000년) 등의 전시도 밀라노의 본사 갤러리에서 개최한바 있다. 이들 작가의 전시 후에는 작가론을 담은 책을 펴냈다.
또 지난 2009년에는 서울 경희궁에서 100억원을 넘게 투입해가며 건축가 렘 쿨하스, 제르마노 첼란트 등과 손잡고 (세계 최초의) 움직이는 예술구조물인 ‘프라다 트랜스포머’프로젝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공간에서는 프라다의 스커트전시회와 멕시코 영화감독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와 영화평론가 엘비스 미첼이 기획한 영화제(육체,정신, 그리고 영혼)와 미술전이 열렸다. 또 스웨덴 출신의 젊은 작가 아티스트 나탈리 뒤버그의 전시 ‘턴 인투 미(turn into me)’가 트랜스포머 내에서 열렸는데 미우치아는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에 출품한 뒤버그의 전시도 후원했다. 뒤버그는 이 전시에서 비엔날레 참여한 신예작가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상(특별상)을 수상한바 있다.
또 미우치아 프라다는 렘 쿨하스및 OMA 디자인과 함께 밀라노 남부의 라르고 이사르코(Largo Isarco)라는 지역의 대형 창고부지를 혁신적 아트센터로 탈바꿈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여개 건물로 이뤄진 이 곳은 뮤지엄, 영화파크, 수장고, 아카이브, 아트숍, 카페가 들어설 예정으로 밀라노의 새 명물이 될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예술감독인 제르마노 첼란트는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이제 프라다는 단순히 패션업체가 아니라 문화예술계 지평을 뒤흔들, 신개념의 상상력 공작소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우치아는 올 베니스 비엔날레의 프리뷰 기간에 ‘the 18th-century Ca’Corner della Regina’라는 전시를 ‘라르고 이사르코’ 프로젝트의 전채요리로 선보이기도 했다. 또 내년 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리는 ’엘자 스키아파렐리’(Elsa Schiaparelli,샤넬에 필적했던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패션디자이너) 회고전도 후원할 예정이다.
글, 사진=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