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청작화랑 안혜림展
부산을 무대로 활동하는 서양화가 안혜림이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안혜림의 그림은 거침없는 필선과 화려한 색채가 특징이다. 유쾌함으로 가득찬 붓은 빠른 필치로 이 땅의 삶과 풍경을 신명나게 담아낸다.
전시작 중 500호 크기의 대작 ‘아, 대한민국’은 초록빛 바다에 유람선과 요트가 넘실대고, 둥근 곡마단 텐트에선 공연이 한창인 작품으로 작가의 뜨거운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안혜림은 이번에도 특유의 거리낌없는 붓질과 상상력으로 유쾌한 그림을 쏟아냈다.
붉은 하늘, 출렁이는 바다, 저마다의 꿈을 안고 생을 즐기는 사람들이 어우러진 작품은 싱그러움을 안겨준다. 보라색 갯바위에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의 모습은 유유자적 그 자체이며, 광안리 해변을 산책하는 사람들은 밝고 싱그럽다.
안혜림의 그림은 경직된 테크닉이나 관습화된 미술양식과 거리를 두고 있다. 제도권 미술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자유분방한 회화세계를 개척한 작업은 대중을 더 잘 사로잡는다. 좀 더 솔직하고, 자유롭기 때문이다. 작품은 때론 어린아이가 그린 듯 소박하다. 이는 비례나 시점을 무시하고, 명암을 생
략한 채 화면을 평면화시키는 데서 연유한다. 이번이 24회 개인전으로, 전시는 23일까지 계속된다. 02)549-3112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