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011년 문화계 인사들이 전하는 ‘신(新) 한류’ 메시지는…
올 한 해 문화계 주요 키워드 중 하나인 한류(韓流). 한류의 한 축에 K-POP이 있었다면 다른 축에는 한국 문화의 다양성을 담고 세계로 뻗어나간 다채로운 공연도 있었다. 국악, K-클래식, K-발레 등이 세계인의 마음을 훔치며 한국의 정서와 문화적 감수성을 전했다. 이러한 문화계 흐름에 대해 주한 문화원장 및 유관 분야 주요 인사와 e-메일 인터뷰를 나눴다. 한류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과 다양한 문화 장르를 아우르는 ‘신(新) 한류’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다니엘 올리비에(Daniel Ollivier) 주한 프랑스 대사관 문화 참사관 겸 프랑스 문화원장=“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연주가 인상적….”

“한국에서 본 공연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공연은 파리오케스트라와 함께한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연주였습니다. 그의 라벨 피아노 협주곡 해석이 매우 인상적이었죠.”

다니엘 올리비에 주한 프랑스 문화원장은 ‘한류’는 비단 미디어나 마케팅 이슈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문화의 풍부한 창의성을 대변하는 폭넓은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TV 드라마나 K-POP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모든 분야에서 돋보이는 뛰어난 창의성이 ‘한류’를 주도한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문화적ㆍ 예술적 부상은 한국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 한국인의 자부심이 될 것입니다. 다른 문화, 다른 세계와 관계를 맺는 최고의 방법은 문화 예술이고, 예술가들은 항상 최고의 메신저이니까요.”


▶미치가미 히사시(道上 尚史) 주한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장=“한국 가곡 좋아해서 자주 부르죠.”

“한국의 가요나 가곡을 좋아합니다. 음악에 실려 말로 전달되는 메시지는 공감력이 크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국가의 장벽을 간단히 초월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힘을 갖고 있죠.”

미치가미 히사시 주한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장은 “지금은 어떤 나라 음악이라 ‘좋다, 나쁘다’ 생각하는 시대가 아니라 ‘어떤 나라 것이든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는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며 한류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그 나라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엔터테인먼트’는 매우 효과적인 매개체이고 이것은 글자를 통한 정부 홍보 이상의 효과가 있습니다”라며 문화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또 “한류 열풍이 일본에서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라도 문화 교류는 쌍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일본에서 한류 분위기가 고조될수록 한국에서도 일본 문화나 노래를 많이 다루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비빔밥을 소재로 한 논버벌 퍼포먼스 나온 ‘비밥(Bibap)’이 흥미로워….”

“최근에 비빔밥을 소재로 한 논버벌 퍼포먼스‘비밥(Bibap)’을 재미있게 봤어요. 관람객들 중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논버벌 형식이라 내용을 이해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었죠. 식재료를 씻고 썰고 볶는 ‘비빔밥 소리’가 흥겨워서, 아마 공연이 끝날 때마다 비빔밥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우리 문화에는 한국만의 독특한 에너지인 ‘기(氣), 흥(興), 정(情)’의 에너지가 녹아있고 이런 에너지를 대중문화에서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사장은 지난 11월 5일 독일 유력 일간지 FAZ의 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한국의 대중문화가 체계적인 시스템과 ‘정’을 통해 탄생한 ‘보편적 음악’으로 평가받고 있는 현상을 주목했다. 그는 “한국의 국가브랜드 순위는 안타깝게도 조사대상 50개 국가 중 19위에 머물고 있지만 우리 고유의 문화콘텐츠가 널리 퍼져나간다면 국가 이미지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면서 ‘문화’라는 소프트 파워의 영향력이 주효한 시대라고 말했다.


▶최태지 국립발레단 단장=“‘K-ballet’도 한류에 기여할 터….”

“해마다 호두까기 인형을 관람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어요.”

최태지 국립발레단 단장은 연말 15회에 걸쳐 ‘호두까지 인형’을 무대에 올리는 동안 국내 거주 외국인 관람객의 한국 발레 관람이 예전 보다 확연히 늘어난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2011년 발레 본고장 이탈리아에 한국 창작 발레 ‘왕자 호동’을 선보이면서 K-POP뿐만 아니라 K-Ballet에 대한 높은 관심을 눈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최 단장은 “이탈리아의 3대극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나폴리 산카를로 극장에서 공연을 펼치고 한국 발레 수준을 알릴 수 있어서 뜻 깊었다”면서 특히 “우리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 발레 ‘왕자 호동’에 대한 해외 반응을 통해 K-Ballet의 가능성을 봤다” 고 말했다.


▶김병석 CJ E&M 공연사업본부장=“한ㆍ중ㆍ일 3국을 잇는 아시아의 문화 실크로드 만들겠다.”

CJ E&M은 2011년 라이선스 뮤지컬 ‘맘마미아’를 중국판으로 제작해 수출했고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를 일본 현지에서 한국어 버전으로 무대에 올리는 등 일본과 중국으로의 진출을 활발히 모색했다. 이에 대해 김병석 CJ E&M 공연사업본부장은 2011년을 “K-POP에 이은 뮤지컬 한류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한국의 제작 역량과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 및 가창력을 높이 샀고, 이미 드라마와 K-POP을 통해 충분히 저변이 확보된 상황에서 새로운 장르의 한류 문화를 소개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김 본부장은 “뮤지컬 맘마미아의 현지화 작업 등을 통해 거대 중국시장을 단계적으로 공략하는 글로벌 진출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어 의미 있는 한 해였다. 한국과 일본, 중국을 아우르는 ‘One Asia Market’ 탄생에 있어 한국은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뮤지컬 강국이 될 것”이라면서 새해에도 아시아시장 공략에 주력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윤금진 국제교류재단 문화예술교류부 부장= “‘투 트랙’(Two Track) 전략으로 신(新) 한류 일으켜야….”

국악, 클래식, 민속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해외에 소개하며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제교류재단은 2011년에도 문화 교류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 윤금진 국제교류재단 문화예술교류부장은 “주로 재외 공관과 협력을 통해 클래식, 국악 등 여러 분야의 공연을 해외 무대에 올려 우리 문화를 알리고 있다” 면서 “공연 분야에도 다양한 분야가 있는 만큼 종합적인 소개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아직 우리 문화 소개가 미흡한 지역에는 대중적인 공연부터 선보이고 이미 우리 공연들이 무대에 많이 올려진 곳에서는 한 층 심화된 문화를 소개하는 등 투 트랙(Two Track)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부장은 또 “남미 온두라스나 미주지역에서 해금 플러스의 국악공연은 꽤 좋은 반응을 얻었다”면서 다채로운 공연을 소개하고 우리 문화의 다면적인 부분을 알리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의미 있는 한류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황유진 기자@hyjsound> /hyjgogo@heraldcorp.com



연재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