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술관 리움 복귀 후 연이은 대형 기획전 개최 호평…폐쇄성·그림 소송 잡음 해소 과제
홍라희(66)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국내 미술계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에 다시 올랐다. ‘파워 1위’로 복귀한 것. 홍 관장은 (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월간 ‘아트프라이스’가 올 한 해 미술가와 관람객 57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한국 미술계를 움직이는 대표인물’로 조사됐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이자 미술계 최고 컬렉터로 리움을 이끄는 홍 관장은 이 설문이 처음 실시된 2005년 이래 2009년까지 5년 연속 파워 1위에 올랐다. 하지만 2008년 삼성특검 당시 이 회장과 함께 사퇴하면서 작년 조사에선 갤러리현대 박명자(68) 회장에게 1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홍 관장은 올 봄 관장직에 복귀하며 메가톤급 기획전인 ‘코리안 랩소디’ ‘조선화원대전’을 개최하며 호평을 받았다. 일정 또한 매우 타이트했다. 국내외 미술제를 부지런히 참관했고, 이 회장의 해외 활동에도 동반했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상가에는 남편을 대신해 조문하기도 했다.
홍 관장의 활약상은 문화예술사업, 특히 미술관 운영에 관심이 많은 재계 안주인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해외 미술계에서도 ‘마담 홍(Madame Hong Lee)’의 명성은 만만찮다. 그가 뜨면 모시려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올 들어선 뉴욕 구겐하임의 ‘이우환전’과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의 ‘조선분청사기전’을 후원했다. 게다가 한남동 리움은 국내보다 해외 인사에게 더 높게 평가되곤 한다. 루이비통을 이끄는 LVMH 아르노 회장 등 거물급 인사는 리움을 들어설 때는 ‘아시아의 작은 나라인데 별 게 있겠느냐’고 했다가 수준 높은 컬렉션을 보곤 찬사를 멈추지 못한다.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리움과 홍 관장에 대한 부정적인 그늘 또한 여전하다. 그 핵심은 리움이 등록미술관임에도 폐쇄적인 면모가 많다는 점. 게다가 잡음도 끊이지않았다.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와 벌인 소송이 그 예. 홍 대표가 소를 취하하긴 했으나 양측이 주장하는 그림값이 왜 250억원이나 차가 나는지, 작품은 어디에 있는지 말끔히 설명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한국 최고, 아시아 최고 미술관인 리움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홍 관장이 대중의 진심어린 사랑과 지지를 받기 위해선 미술관의 공공성과 투명성 등을 좀더 제고해야 한다. 파워 1위인 만큼 책임 또한 큰 법이니 말이다.
<이영란 선임기자> / 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