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미술시장연구소(소장 서진수 강남대 경제학과 교수)가 발표한 ’2011년 한국 미술시장 결산’ 자료에 의하면 올해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는 918억83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0년의 923억5072만원 보다 0.58% 감소한 수치다. 특히 2007년 미술시장 최고호황기에 서울옥션및 K옥션이 달성한 총 1926억원에 비하면 올해 역시 절반에도 못미치는 저조한 성적을 맴돌았다.
주요 경매사별로 2011년 낙찰총액을 살펴보면 서울옥션은 국내경매(199억7976만원)와 홍콩경매(123억4415만원)를 합쳐 323억2391만원을 기록했다. 서울옥션은 특히 국내경매 실적이 매우 저조했다. K옥션은 국내경매(249억5783만)와 홍콩 UAA경매(66억1719만원)를 합쳐 315억7502만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금액은 경매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이며, K옥션의 홍콩경매 실적은 UAA연합 4개국 4개사 합산총액이다.
그나마 올해에는 신생 경매회사인 마이아트와 AT옥션이 국내 경매시장 전체 규모를 지탱해주었다. 마이아트옥션은 160억원어치를 낙찰시켰다. 특이점은 서울옥션과 K옥션 등 종합경매회사와 기타 6개 고미술 전문경매사의 낙찰총액 비율이 2010년 84% 대 16%에서, 2011년에는 70% 대 30%로 변해 고미술 경매시장이 크게 성장했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주요 고미술품의 거래가 ’고미술화랑에서의 거래’에서, ’경매를 통한 거래’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 주요 요인이다.
또한 예년에 비해 박수근, 이중섭 등 근현대 부문의 고가작품 기록경신이 적었던데 반해, 고미술품 경매는 ’경매 낙찰가 상위 톱10’에 조선시대 청화백자 등 도자기류와 십장생도가 포함돼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조선시대 ‘백자청화운룡문호’는 올해 국내 경매시장 최고 낙찰가인 18억원을 기록했다. 근현대 미술품 중 국내 작가로는 김환기와 이우환, 해외미술품은 드가, 샤갈, 르누아르, 자코메티, 쩡판츠 등의 작품이 포함돼 안정된 작가 위주로 고가 낙찰이 이뤄졌다.
서진수 소장은 "올들어 국내 경매에서는 K옥션이 선방했으며, 양사의 국내경매에 홍콩경매까지 합친 낙찰총액에서는 서울옥션이 약 8억원의 근소한 차이로 올해도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사를 시행하며 통상적으로 경매수수료가 포함되지 않은 낙찰액(hammer price)을 발표하는 국내경매와, 수수료를 포함해 낙찰액을 발표해온 해외(홍콩)경매의 수수료 포함여부를 하나로 통일해야 할 과제가 주여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K옥션의 홍콩 UAA연합경매의 경우 낙찰액을 4개사 합산총액으로만 발표해, 서울옥션과 K옥션의 연간 낙찰총액 단순비교는 엄밀히 따질 경우 부정확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판매총액을 집계 발표하는 국내 아트페어(10건)의 연간 판매액은 2010년(9건)의 306억원을 약간 상회한 311억원을 기록했다. 다수의 화랑이 모여 작품을 판매하는 아트페어는 올해도 그 수자가 증가한 가운데, 한국의 대표 아트페어로써 10주년을 맞은 KIAF(한국국제아트페어)가 2010년 보다 5억원이 증가한 130억원의 판매액을 보였다.
아울러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로 자리매김한 홍콩 크리스티경매의 한국 미술품 낙찰실적은 2010년 2547만홍콩달러에서 2443만 홍콩달러(약 36억원)로 약간 감소했다. 중국 근현대미술품이 낙찰가 고공행진을 거듭 중인 것에 비해 한국 현대미술품은 제자리걸음에 그쳐, 안타까움을 던진 한해였다.
이밖에 국내의 미술품 수출입 실적 또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수출 9980만달러, 수입 1억6255만달러였던 것에서, 2011년에는 수출 8366만달러, 수입 1억2866만달러로 공히 감소했다. <사진및 표 제공= 미술시장연구소>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