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영학자 사오위가 쓴 ‘하루 한장 논어경영’(메디치)은 지도자의 자질을 다룬 논어를 리더십, 기업경영에 접목했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간결하고 함축적인 논어특유의 문체를 즐기면서 저자의 탁월한 해석에 더해 깔끔하게 정리해놓은 실전 포인트까지 챙길 수 있다. 매일 한 장씩 익히며 수신과 경영을 도모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도 부담 없다.
가령 1월 1주차 월요일의 화두는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저자는 여기서 가장 강조할 만한 단어로 ‘습(習)’을 든다. 이는 연습, 배운 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걸 의미한다. 기업의 현장에서 볼 때 경영자들은 직원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교육을 핵심업무로 여기지만 배움을 실천하는 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경영자는 스스로 실천의 모범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또 새로운 지식과 사고의 나눔과 교류가 필요하다.
화요일의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은 사람됨의 근본을 인(仁)으로 본 공자의 가르침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며, 기업 인재 등용의 새로운 화두로 삼을 만하다.
사오위의 또 다른 책 ‘주역에서 경영을 만나다’(사과나무)도 천지만물의 궁극의 변화를 꿴 주역을 통해 인간 처세의 길을 일러준다.
‘주역’ 전편을 관통하는 한 가지 글자는 ‘역(易)’. 이는 ‘변한다’는 의미로 “만물 중에서 변하지 않는 오직 하나는 변화뿐”이라는 진리와 통한다. 세상 만사 만물은 그 발전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한다는 변증법적 이치, ‘운이 좋다’는 것도 이런 변화의 흐름을 잘 탔다는 얘기일 수 있다.
저자는 국가경영의 도를 강조한 주역 역시 경영의 도로 읽어낸다.
즉 공자가 주역 원문에 해석을 붙인 ‘상전(象傳)’에 기대 주역을 풀이하며 매니지먼트 포인트를 짚어간다. 가령 주역의 ‘건괘(乾卦)’는 상전에 따르면 하늘의 운행법칙으로 해석한다. 하늘은 쉼 없이 힘차게 운행하면서 그 어떤 사물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오직 스스로 강해지고자 힘쓰므로 공자는 군자도 이같이 스스로 강해지고자 쉬지 않고 노력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이게 ‘자강불식(自强不息)’이다. 기업경영도 마찬가지다. 꿈을 갖고 목표의 끈을 끝까지 놓지 말라는 얘기다.
‘둔괘(屯卦)’는 만물이 처음 생성되는 때를 이른다. 이 시기는 온갖 재난을 만나게 마련이며 자라기도 전에 싹이 뽑힐 수도 있다. 따라서 조급하게 꾀해선 안 된다. 신중하고 체계적인 경영이 필요하다.
‘손자, 이기는 경영을 말하다’(와이즈베리)는 오래 전략서로 쓰인 ‘손자병법’을 경쟁이론의 분석 틀로 삼는다.
저자는 승리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관건으로 ‘치밀한 전략’을 꼽는다. 특히 손무가 전쟁의 본질을 단순한 힘의 대결이 아니라 지혜의 대결로 본 데 주목한다.
저자는 ‘전승(全勝=싸우지 않고 굴복시켜서 이기기)’ ‘지승(知勝=경쟁환경을 분석해 이기기)’ ‘선승(先勝=싸우기 전에 먼저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싸우기)’ 중에서 지승 이론에 주목한다. 이는 정보 우위 전략이다. 전쟁이나 경쟁을 막론하고 대다수 전략적 착오는 사전에 시간을 투자해 상대방의 정황을 이해하려 들지 않거나 속속들이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대한 상대방의 정황을 꿰뚫고 상대방에게 자신의 실정을 숨겨 정보의 비대칭성을 충분히 활용해 이기는 싸움의 전략과 이를 활용한 기업 사례들이 흥미롭다.
하루 한장 논어경영/사오위 지음, 박혜린 외 옮김/메디치
주역에서 경영을 만나다/사오위 지음, 오수현 옮김/사과나무
손자, 이기는 경영을 말하다/궁위전 지음, 류방승 옮김/와이즈베리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