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짧고 욕망은 끝이 없다>(민음사. 2011). 히포크라테스가 말했다고 전해지는 명언을 차용한 듯한 이 제목은 우리 인생 속에 흐르는, 거부할 수 없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파리에 살며 번역 일을 하는 주인공 루리. 그는 아내가 있으나 한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안정된 가정생활과 온몸이 바스러질 듯 아찔한 욕망사이의 아슬아슬 줄타기다. 그 여성은 노라. 루이의 대척점에 다른 남자 머피가 있다. 그는 성실하고 겸손한 엘리트다. 노라와 사랑에 빠지지만 루이처럼 욕망에 몸을 던지지 못한다. 열정적인 루이와 순수한 머피. 노라는 이 두 남자 사이를 오가며 사랑한다. 두 남자는 노라로 인해 아파하고 욕망한다. 세 사람은 행복의 절정에 치닫다가도 절망의 나락으로 곤두박질친다.
이를 두고 한 해외 언론은 ‘상실과 기다림의 고통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하게 다룬 소설’이라고 평했다.
작가 파트리크 라페르는 “내 꿈은 입으로 공기를 넣어 유리를 부는 장인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독자들에게 인생의 투명성을 되돌려 주고 싶다. 내가 불어 만든 유리를 통해 인생의 단면을 선명히 보여주고 싶고, 그리하여 그렇게 부푼 투명 유리 속에서 독자들이 좀 더 편안히 숨 쉴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작품은 바로 이런 작가의 생각을 세 사람의 사랑 속에 담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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