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극‘ 찰리아저씨와 마술공장’
공연후엔 색다른 마술 체험 인기
경기필하모닉 단원들 재능기부
악기연주로 협동심도 길러줘
공격·폭력성 순화 효과
학교폭력 해결 대안으로 주목
개학과 졸업 시즌을 맞았다. 덩달아 경찰이 경찰서별 ‘학교폭력 전담 경찰관’ 인력을 배치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학교폭력 예방과 강압적 졸업식 뒤풀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내걸었다. 그만큼 학교 폭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방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에서는 사회 시스템적 대책을 강구하기에 앞서 어릴 때 부터 ‘감성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 이에 대해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뮤지컬이나 연극 등 공연 관람을 통해 감정 교류를 간접 체험하고 무대위에서의 협동작업을 직접 보고 느끼면 ‘역폭력성 사고의 틀’이 키워진다”고 설명했다.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감성’을 키워줄 만한 문화 콘텐츠를 어릴 때부터 많이 접하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실제 어린이, 청소년용 콘텐츠가 잇따라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국립극장은 ‘어린이 우수 공연축제’를 통해 아이들의 예술적 감수성과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오는 3월 4일까지 체험연극 ‘늑대가 그랬어요’, 마술뮤지컬 ‘찰리아저씨의 마술공장’, 동화인형극 ‘옥신각신 토끼, 자라’ 그리고 이미지연극 ‘돈키호테’ 등 총 4개의 작품이 별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특히 공연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도 인기다. 한 관계자는 “‘찰리아저씨의 마술공장’ 공연 후에 아이들이 직접 마술을 배울 수 있는데 아이들의 상상력을 이끌어내고 감성을 자극하기 때문에 무척 즐거워한다”고 현장 경험을 전했다.
구전소설 ‘토끼전’을 인형극으로 꾸민 ‘옥신각신 토끼, 자라’에서 출연 배우가 ‘용왕 인형’을 연기하고 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뮤지컬이나 연극 등 공연 관람을 통해 무대 위에서의 협동작업을 직접 보고 느끼면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키워져‘ 역폭력성 사고의 틀’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국립극장] |
또 서울남산국악당은 올해 첫 기획공연으로 오는 8일부터 25일까지 ‘2012 어린이 음악극 페스티벌’을 연다. ‘아기돼지 꼼꼼이’ ‘공작새의 황금깃털’ ‘안녕 핫도그’ 등 4세부터 10세까지의 어린이들에게 유익한 작품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전래동화 이야기를 국악 뮤지컬 형식으로 풀어내 아이들에게 우리 전통 공연 체험을 통한 감성 발달을 선물한다.
한편 단순한 공연 관람에 머물지 않고, 청소년들이 직접 연주회에 동참할 경우 건전한 정서 발달에 더 직접적인 효과를 미친다. 경기필하모닉은 단원들의 예술재능 기부를 토대로 경기도 내 문화배려계층 아이들에게 오케스트라 연주를 가르치는 ‘오케스트라 꿈 나누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26일에는 경기도 문화의전당 아늑한 소극장에서 ‘오케스트라 꿈 나누기’ 발표회를 연다. 본 연주회는 전석 초대로 누구나 관람 가능하다. 프로그램 담당자인 박시은 씨는 “조재현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의 악기 기증으로 아이들이 각자 본인의 악기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악기 연주에 집중하면서 산만했던 아이들이 의젓해지고, 우울해 보였던 친구들의 표정이 밝아졌다”면서 “특히 오케스트라는 합주여서 친구들을 배려하는 마음과 협동심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생활에서 왕따나 괴롭힘을 방지할 수 있는 정서 교육에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이 클래식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꾸며진 흥미로운 공연이 눈에 띈다. 가수 ‘보아’의 첫째 오빠인 피아니스트 권순훤 씨가 그의 서울대 음대 친구들(바이올린 김현지, 첼로 김영민, 아코디언 조미영)과 함께 ‘미술관에 간 피아니스트’를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세계의 명화들과 함께하는 영상콘서트다. ‘고흐의 별이 흐르는 밤이 클래식과 만나면?’ 등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영상과 음악이 어우러진 오감만족 콘서트로 꾸며지며 대중적인 선곡으로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도 좋다.
곽 교수는 “우리 교육여건상 아이들의 감성을 키우는 교육이 부족하기 쉬운데, 자라나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콘텐츠나 무대가 만들어지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면서 “감성이 넘치는 문화콘텐츠를 계속 접하게 되면 공격성과 폭력성이 순화돼 ‘역공격ㆍ역왕따’의 사고 시스템이 발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유진 기자/ hyjgo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