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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콰지모도役 13년 연기한 매트 로랑, “첫사랑의 아픔 간직…숙명 같은 배역”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의 주역 매트 로랑(Matt Laurentㆍ44)을 최근 한 호텔 카페에서 만났다. 지난 31일은 그가 파리의 빨레 데 꽁그레 극장에서 콰지모도 역으로 데뷔한 지 딱 13년째 되는 날이었다. 콰지모도 역을 맡아 500번 이상 무대에 서는 기록을 세우면서 ‘노트르담 드 파리’를 상징하는 인물이 된 로랑. 작품과 관련된 에피소드 뿐만 아니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유쾌한 대화가 이어졌다.

첫 사랑의 아픔이 연기 비결
“나도 10대 때 가슴 아픈 짝사랑을 했었다. 하지만 여드름 투성이였고 내 몸에 비해 긴 팔 때문에 외모에도 자신이 없었다.” 로랑은 자신의 첫사랑은 짝사랑이었다면서 가슴 아픈 기억을 꺼내놓았다. 이어 “콰지모도 역은 내가 반드시 해야하는 숙명 같은 배역이었다”고 덧붙였다. 13년간 꾸준히 사랑받으며 콰지모도를 연기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그의 지난 경험과 감정선을 연기와 노래에 녹여내기 때문이라고 했다.

록 밴드 KISS의 열혈팬, 무대 꿈 키워
지금은 작품의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로랑도 한때는 클럽과 바를 전전하며 노래하던 무명의 가수였다. 저음에서 고음까지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하지만 어릴 때는 노래 못한다는 소리도 꽤나 들었다고 했다. 로랑은 “어릴 때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의 샹송 가수 르네 스마르(Rene Simard)를 보며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록밴드 KISS의 광팬이었다”며 가수의 꿈을 키운 계기를 언급했다.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그가 한때 록밴드를 우상으로 여겼던 것과 무관치 않다. 로랑은 “록보컬리스트 같은 허스키한 목소리가 콰지모도 역에 잘 어울려 캐스팅 될 수 있었고 많은 팬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60살의 콰지모도 가능할까?
그는 올해로 마흔네 살이다. 13년간 콰지모도를 연기해왔다. 앞으로 13년을 더 보태 “예순에 가까운 콰지모도도 가능할까?”라며 물었다. 로랑은 생각이 많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뮤지컬 배우로 성공적인 이력을 쌓아왔지만 파일럿 면허 레슨을 받는 등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다. 또 “지난 30년간 내가 만났던 음악인들에 대해 모든 기록을 남겨왔다. 주변 사람들이 그 내용을 엮어 책을 쓰는 것이 어떤지 묻는다”면서 비록 작가는 아니지만 책을 쓰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디렉팅 작업에도 관심이 많다면서 ‘무대’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가족과 함께 내한, 한국 팬들 최고
“이번엔 아내와 두 살 난 아이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가족이 함께해 덜 외롭고 힘이 된다.” 로랑은 쉼 없는 무대 일정 속에서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덜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 공연도 했지만 한국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은 정말 최고”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또 수많은 무대에 서는 동안 아파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무대에 올랐던 일, 에스메랄다가 묶여있는 콰지모도에게 물을 건네다가 바가지가 엎어져 굴러가는 바람에 당황했던 경험 등의 에피소드를 전하며 ‘노트르담 드 파리’는 많은 추억이 얽혀있는 소중한 작품이라고 거듭 말했다.


황유진 기자/ hyjgogo@heraldcorp.com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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