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밥상(권오분 지음/마음의숲)=세상의 맛있는 음식을 먹어 봐도 사람들은 종국에 ‘울 엄마가 해준 밥’을 그리워 한다. 음식은 단지 재료의 맛내기가 아니라 정성과 소원, 거기에 내가 들어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음식이 바뀌어야 음식 먹는 방식도 바뀌어 세상도 바뀐다”며, 평소 마인드 푸드를 강조해 온 저자는 의미를 담은 음식이야말로 그 사람에게 힘을 주고 용기를 준다고 말한다. 텃밭에 심은 각종 꽃과 채소를 재료로 삼아 음식철학과 나눔, 추억을 정갈하게 풀어놓은 책은 읽는 내내 맑고 향기로운 음식들로 몸과 마음이 청량해지는 느낌을 준다. 방풍나물 비빔밥, 골담초 꽃 샐러드, 봄나물 국수 뷔페 등 요리정보도 알뜰히 챙길 수 있다.
▶검열에 관한 검은책(에마뉘엘 피에라 외 지음, 권지현 옮김/알마)=완벽하게 자유가 보장된 것처럼 보이지만 점점 더 많은 제약을 받는 모순된 현대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검열’을 10개 분야로 나눠 꼼꼼히 살폈다. 검열의 역사부터 미풍양속을 해한다는 명목으로 행해지는 책ㆍ영화ㆍ예술작품들에 대한 검열과 그 사례, 국가권력이 개입된 검열, 의약품이나 식품ㆍ술ㆍ광고 검열, 자살에 대한 선동을 금하는 정책까지 아울렀다. 특히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인터넷과 SNS에 대한 검열, 청소년 보호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검열, 자기검열까지 금기가 만들어 낸 우리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프랑스, 벨기에 출신 철학자, 판사, 변호사들로 구성된 저자들은 규제나 권력독점 대신 인간의 존엄성, 보편적 자유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입장이다.
▶살아있는 도서관(장동석 지음/현암사)=우리시대 지성인 가운데엔 소문난 독서가들이 많다. 출판평론가 장동석씨가 80대 철학자 박이문 교수를 비롯, 인터넷 서평가로 꼽히는 이현우 씨까지 세대와 정체성을 달리하는 다독가 23명의 독서편력을 인터뷰했다. 20년 전 일본으로 건너가기 직전 ‘여유당전서’를 구입한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 관장, 철학과 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창적인 사유의 세계를 펼치고 있는 박이문 교수, 동네서점을 사랑하는 마포 토박이 이유명호 한의원 원장, 국립도서관이 젊은 시절 내 유일한 스승이었다며 한국사의 대중화에 기여해 온 역사학자 이이화, “책 한 권으로 인생역전은 없다. 비열한 인간이 되지 않으려면 다수의 책을 읽으라”고 권하는 이현우 한림대 교수 등 책과의 날카로운 첫키스가 흥미롭다.
▶엄마는 아메리칸 스타일(정윤정 지음/웅진지식하우스)=아이들의 입맛이 서구화된 오늘, 먹는 즐거움을 생각한다면 양식을 외면할 순 없고, 건강을 생각하자면 패스트푸드를 먹이기도 꺼림칙한 게 엄마들의 고민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 기왕에 엄마의 손맛 가득한 홈메이드로 건강하게 만들어 먹는다면 어떨까? 시금치를 다져 만든 시금치 키슈는 시금치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고 두부를 으깨 만든 두부 버거는 시중의 햄버거들과는 다른 특별한 건강과 행복을 선사한다. 간단한 일상의 아침식사부터 아이의 생일 같은 특별한 날을 위한 식단까지, 화사하고 세련돼 보이지만 쉽고 간편한 건강 레시피들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