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이미 교역의 35% 이상이 FTA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난해 7월 한ㆍEU FTA 발효에 이어 한ㆍ미 FTA 발효를 앞둔 우리나라는 FTA를 통한 경제영토 확장 일로에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경부ㆍ교과부ㆍ중기청 3개 부처가 전체 R&D 예산에서 중소ㆍ중견기업 지원 비중을 현재 12%에서 오는 ’15년까지 16.5%로 확대한다고 하니 반갑기 그지없다. 또한 2012년 지경부의 R&D 투자 및 정책방향에서도 도전ㆍ창조ㆍ동반성장ㆍ소통형 R&D에 중점을 두고 중소ㆍ중견기업에 대한 글로벌 전문기술개발사업의 R&D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중소ㆍ중견기업의 눈높이에 맞는 R&D 지원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이다. 실제로 정부의 R&D 자금을 지원받아 플랜트 기자재 개발에 성공하고, 기계산업진흥회가 운영하는 해외 플랜트기자재 수주지원센터의 협조를 받아 세계 유수 기업에 벤더등록과 함께 해외 전시회에 적극 출품함으로써 지방 소재의 중소기업이지만 글로벌화에 성공한 사례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기계류ㆍ부품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R&D 지원은 久旱甘雨(구한감우)와 같은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에는 기초과학에 주력하는 막스플랑크 연구소와 상용기술에 주력하는 프라운호퍼 연구소가 있으며, 이들 연구소는 독일의 양대 연구기관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중소기업을 밀착 지원하는 유럽 최대 응용기술 전문기관으로 뮌헨의 본부를 중심으로 40여 도시에 기계류ㆍ부품ㆍ소재 등 각 분야별로 60여개의 산하 연구소를 두어, 인근 소재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실용기술 또는 신제품 개발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FTA이후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이 절실한 작금에 우리나라도 히든챔피언 강국인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를 벤치마킹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체연구소가 없는 중소기업이라도 인근 대학이나 출연연구소의 소규모 연구실과의 긴밀한 협약을 통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산업생태계의 관점에서 효율적인 혁신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강소기업ㆍ히든챔피언으로 자라날 수 있다.
FTA시대에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무한경쟁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혁신 밖에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산학연의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지기 위한 선제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연구소와 대학이 전열을 가다듬고 R&D 역량이 취약한 중소기업들과 밀착하여 일사불란하게 지원하는 수요자 중심의 인프라가 긴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