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음식점 ‘채선당’에서 일어난 임신부 손님과 종업원 간 폭행 논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폐해를 일깨우는 작은 예에 불과하다. 잇달아 ‘국물녀’ 사건까지 일어난 것만 봐도 그렇다. 채선당 해프닝은 경찰 조사 결과 ‘배를 차였다’는 임산부의 폭로가 허위로 밝혀지고 양측이 화해, 사건은 일단 마무리됐다. 하지만 사이버 여론이 휘두른 칼날에 임신부도 음식점도 큰 상처를 입었다. 졸지에 ‘나쁜 음식점’으로 낙인찍힌 업체는 매출 감소와 심대한 이미지 타격을 입었고, 거짓말쟁이로 몰린 임신부는 쏟아지는 비난 화살에 실제 발로 배를 차인 것 이상의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다.
루머나 괴담이 SNS를 통해 사실인 양 퍼져나가는 해프닝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사건만 해도 일방의 자극적인 말 한마디가 한 기업을 파탄으로 몰고 갈 수 있음을 증명했다. 다행히 CCTV라는 명백한 증거물이 있었기에 그나마 이 정도에서 끝난 게 아닌가. 이런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억울하게 피해를 당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이 우리 현실이다.
더욱이 이를 정치적 이념적으로 활용하는 세력들에 의해 SNS의 역기능은 확대재생산되는 양상이다. 총선과 대선이 함께 열리는 정치의 계절을 맞아 사이버와 SNS를 통한 비방과 모략, 흑색선전이 얼마나 기승을 부릴지 걱정이다. 그렇다고 딱히 제재할 수단도 마땅치 않다. 헌법재판소가 SNS를 통한 선거운동은 불법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려 이를 교묘히 이용하려는 세력이 넘쳐날 게 분명하다.
우리 사회가 조금은 더 차분해져야 한다. SNS가 몰고 다니는 여론에 사회가 지나치게 과민한 것이다. 사실 SNS상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세력은 불과 1%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이해관계에 얽힌 일부가 퍼나르고 악의적인 댓글을 붙이며 여론을 왜곡하는 경우가 많다. 나머지 90% 이상은 대개 관망하거나 무관심하다. 그런 점에서 정치인 등 지도층 인사들의 자중자애가 중요하다. 이번에도 인기가수 한 명이 음식점 때리기에 가세하면서 파장은 더 커졌다. 잘못된 SNS 콘텐츠와 댓글에 대해서는 징벌적 배상 제도를 마련, 역기능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 적어도 SNS를 괴물로 만들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