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DTI 해제 등 요구보다
시장회복 당위성 적극 홍보
낭비제거·저렴한 상품개발
자기반성적 이미지 개선을
봄 주택거래 성수기를 맞아 아파트 공급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3월에 공급예정인 아파트는 전국 34개 단지, 총 2만5,291가구(일반분양 1만9,362가구)에 이르다. 이는 지난 2월의 공급물량 1만3301가구에 비해 6,061가구 증가한 규모이며 지난 2011년 3월 1만274가구와 비교하면 9,088가구 늘어난 물량이다.
서울에서는 마포구 아현동 아현뉴타운 3구역, 서초구 서초동 삼익2차 등 뉴타운ㆍ재건축 등이 우선 공급되고 지방은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물량이 넘친다. 정부기관 입주를 앞둔 세종시에서는 무려 7개 아파트 단지가 분양될 예정이다.
4월 총선 분위기에 빠져들면 아파트 분양은 대중적 인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주택건설업체들이 봄철 거래성수기인 3월로 대거 공급일정을 당긴 이유다. 게다가 지방 주택청약지역을 시,군,구에서 도(道)단위로 확대한 변수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단위 청약이 이뤄져 일부지역, 일부 유망단지 아파트는 청약경쟁이 치열해지자 서둘러 분양채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공급시장 확대와 함께 청약열기도 이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서울 강남 아파트를 비롯해 광교신도시 주상복합, 세종시 민간아파트 등에 내방객이 몰리면서 청약경쟁이 유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송도 D업체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누적 내방객이 3만여명에 달했다니 집객효과가 대단했다. 실제로 일부 아파트 청약경쟁율이 수십대 일에 달하는 등 성적도 썩 나쁘지않다.
지난 2008년말 글로벌 금융위기시 16만가구까지 치솟았던 미분양 아파트가 6만가구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음이 이를 잘 대변해준다. 하지만 시장체력은 갈수록 크게 떨어지고 있는게 분명하다. 1월중 기존 아파트의 거래량이 66.5%나 줄었고 지난해까지 상존했던 전월세난도 전반적으로 실종된 상태다. 서울 비롯해 수도권 지역은 집을 못팔아 난리며 일부 역전세난까지 발생, 집주인들의 몸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2억대의 분당아파트는 6억~7억원대로 급락했는데도 매수세의 입질이 전혀 없다.
50평형대의 큰 평수 아파트는 연수원이나 만들어야한다는 자조적 목소리까지 나온다. 용인 수원은 역전세로 봄 이사철이 무색하다. 지난 97년 외환위기때보다 더 극심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그동안 전월세난 등이 견인했던 분양시장도 마찬가지다. 아파트 분양에 수만명이 몰렸지만 계약률은 한자리수로 초라하다. 모델하우스 인파가 안쓰러워보이고 주변 떳다방의 분위기가 낯선 분위기다.
집값이 더 떨어질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 내수의 핵심 축인 부동산.건설경기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총부채상환비율(DTI)완화 내지는 폐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무슨 효험이 있겠는가. 정부정책에 기대어 천수답 경영을 해온 주택건설업계의 상투적 요구가 멀리만 들리는 이유다.
90년대에는 분양가 원가연동제 해제와 표준건축비 인상에 목을 걸었고 2000년대에는 분양가 자율화와 전매제한 폐지가 표적이었다. 국민과 시장을 도외시한채 사업 수익에만 집착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운 것도 사실이다. 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도 여전히 시장활성화라는 미명아래 정부 탓만을 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않다. 부동산은 심리가 절반이다. 어려운 상황극복을 위해서는 주택건설업계가 먼저 나서야한다.
시장을 살리고 국민과 함께하려는 자구책 마련이 우선이다. 저렴한 분양가로 실속있는 주택 상품을 개발, 내놔야한다. 로비자금으로 수억원씩 지출하고 협회 이사회 개최 등으로 수천만원씩 행사비용을 낭비하는 구습을 과감히 버리고 부동산 시장을 건전하게 살리려는 자세전환이 필요하다. 부동산 경기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고 내수와 일자리 확대·창출을 위해 부동산과 건설경기 회복의 당위성을 대내외적으로 적극 알리는 것이 시급하다.
주택관련 협회 등 범업계가 발벗고 나서서 설득력 있는 국민 홍보를 시도하고 정치권에도 이를 적극 알려야한다. 정부 역할은 국민과 공급 주체가 모두 공유하면서 신바람 나게 기업을 할 수 있도록 법적ㆍ제도적 시스템을 혁신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낭비적 경영배제, 저렴한 상품 개발, 첨단 산업과의 공조 체제 마련 등 업계의 자기반성적 이미지 개선이 더욱 시급하다.
그것이 건설 부동산 시장을 살리고 미래 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출발점일수 있다.
ch10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