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경칩이 지나니 찬바람은 약해지고 봄기운이 완연하다. 유채와 동백꽃이 남풍에 전해오고 길거리에는 두꺼운 외투가 사라져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마저 가볍다.
따사로운 봄이 시작되는 이맘때쯤이면 우리 몸은 한차례 춘곤증으로 홍역을 겪는다. 기온이 올라가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면 몸이 나른해지고 입맛도 떨어져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춘곤증이 심해지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무기력감에 우울증까지 찾아올 수 있다. 감기와 같은 질병들도 환절기에 기승을 부리고 나른해지는 봄이면 입맛까지 사라지기 쉽다.
이러한 봄의 불청객인 춘곤증 예방에는 봄의 향기가 가득 담긴 봄나물이 제격이다. 제철을 맞은 봄나물은 특유의 맛과 향기가 강해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게 해주기 때문이다.
쑥과 냉이, 달래·씀바귀는 주변에서 쉽게 사서 비교적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대표 봄나물로 손꼽힌다. 요즘은 하우스 재배를 통해 겨울에도 여러 나물이 나오고는 있지만, 제철을 맞은 봄나물에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른 봄에 나오는 봄나물은 우리 몸에 보약이다.
이중 단군신화에도 나오는 쑥은 각종미네랄이 풍부한 알칼리식품으로 식욕을 북돋고 소화를 촉진하며 몸을 따뜻하게 해 부인병에 특히 좋다. 그래서 ‘봄 쑥은 처녀 속살을 키운다’는 속담도 있다.
냉이는 비타민C와 칼슘, 철분 성분이 풍부해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해 주기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달래는 매운맛이 일품으로 비타민C와 칼슘이 많다. 요즘은 비닐하우스 재배가 많아 철에 관계없이 먹을 수 있지만 봄에 들에서 캔 달래는 매운맛이 더 강하고 맛있다. 익혀서 먹기보다 생으로 먹는 것이 효과가 좋다.
그리고 씀바귀는 뿌리째 먹는 나물로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기능을 돕는 것으로 유명하다. 봄의 씀바귀 섭취는 여름철 더위를 견디는데도 도움을 준다. 특히 씀바귀의 쓴맛은 봄철에 떨어진 입맛을 되살려 내는데 제격이다.
꽃샘추위 속에서도 봄은 우리가까이에 성큼 다가와 있다. 올봄에는 봄나물이 가득한 식탁에서 봄꽃과 건강을 얘기해 보자. 그리고 가족과 함께 가까운 시골 들녘으로 나가보자. 그 곳을 거닐면서 겨울 동토를 인내하고 나온 새싹의 힘찬 기운도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