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마키아벨리 ‘한비자’를 예외로 보면 맹자의 왕도정치 등 동양의 군주론이 한국정서에는 친숙하다.
노자 도덕경 17장에 대한 해석이 여럿 있지만 지도자의 등급을 언급한 대목이란 해석도 유력하다. 최고의 임금은, 백성들이 임금이 있다는 것 정도만 아는 ‘유지(有之)’의 리더. 다음이 부하들에게 칭찬받고 존경받는 ‘예지(譽之), 그 아랫 단계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외지(畏之)’, 최하는 백성들이 비웃는 ‘모지(侮之)’의 리더다. 마키아벨리가 두려움을 느끼게 해야 한다는 군주는 노자의 리더십 분류로 보면 하급이다.
대선 유력후보 중 어떤 사람에 대해선 권력의지가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덕경 얘기대로 ‘있는 듯, 없는 듯’ 캐릭터도 있고, 강력한 리더십을 앞세운 후보도 있는 듯 보인다. 수평과 소통을 얘기하지만 권력의지와 강력한 리더십도 중요하다. 마키아벨리가 16세기 피렌치가 아닌 21세기 서울에 있다면 어떤 ‘군주론’을 제시했을지 궁금하다.
전창협 디지털뉴스센터장/jlj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