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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선, 과거 아닌 미래가치 경연장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4일 부친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의 어두운 역사에 대해 사과함으로써 과거사 논란은 일단락됐다고 본다. 박 후보는 “5ㆍ16과 유신, 인혁당 등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했다. 우선 딸의 입장을 벗어나 여당 대선후보로 나섰다는 점을 평가할 만하다. 개인적으로나 공인으로서나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다.

박 후보는 피해를 입은 이들과 가족들에게 더 머리 숙였다. 특히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해 과거사를 비롯한 국민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공과(功過)가 있으니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는 기존 입장과는 현격히 진전된 내용인 만큼 더 이상 왈가왈부는 온당하지 않다고 본다. 박 후보로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겠지만 단호하게 약속한 것들을 선후를 가려 차질 없이 실천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정수장학회 등 미진하다는 소리를 듣는 사안들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임하는 것이 옳다.

물론 과거를 따지기로 한다면 밑도 끝도 없을 것이다. 다수 국민들이 우려하는 것이 바로 소모적인 과거 타령이다. 특히 민주당이나 진보진영 일각이 유신헌법 무효 입법을 이참에 몰아치겠다면 이는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반대로 보수진영 인사들이 박 후보더러 조국과 아버지에게 침을 뱉었다고 몰아세우는 것도 몰이성적이다. 이런 식이라면 합치의 미덕은 존재할 수 없다. 분단된 나라의 그 한쪽이, 결국 분열로 양단간에 결딴이라도 나야 성이 찬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어느 역사건 공과 과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옳고 그름이 한데 엮어져 어제 오늘이 존재하고 또 내일이 있는 법이다. 공만 내세우거나 과만 따지는 편협한 역사 인식은 옳지 않다. 과에는 공을, 공에는 과를 보태 한 차원 높은 균형 있는 역사 인식을 해야 할 차례다. 옳고 그름 모두 산 교훈으로 삼아 더 좋은 세상을 후손에게 넘겨주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이런 점에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박 후보에 대한 평가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두 후보 모두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필요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박 후보를 이해하려 애썼다. 특히 안 후보는 과거 고통스런 역사에서 배워 이제는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대선후보들은 페어플레이를 통해 ‘대선은 과거가 아닌 국가의 미래가치를 놓고 펼치는 대경연장’임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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