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지만 이런 한국 사람들도 있다. 1.1%는 북한을 가장 좋아한다. 1.1%는 일본 사람들을 매우 신뢰한다. 1.9%는 다시 태어난다면 일본에서 태어나고 싶어한다. 1.3%는 친척외 장례식에서 부의금을 낸 적이 없다.
당연한 결과도 있다. 만 20~59세 99.9%는 집에 컬러TV가 있다. 99.5%는 중국산 전자제품보다 국산전자제품 구입을 선호한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하루가 걸린다고 생각하는 한국인도 무려 10.0%나 되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도 적잖다. 여론조사회사인 한국갤럽이 각종 설문 결과를 종합한 ‘100% 한국인’중 일부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한다. 하지만 시시각각 바뀌는 민심을 정확히 알아 낼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다. 민심의 과학화가 여론조사다. 하지만 여론조사는 늘 공정성에 도전을 받는다. 여론조사의 역사를 ‘여론조사 반대의 역사’란 말이 나올 정도로 여론조사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모집단의 잘못된 선택, 단어 선택에 따라 다른 결과는 여론조사의 그림자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 데 여론조사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올 경우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저항이 문제일 것이다. 일본 사람들을 매우 신뢰하는 1.1%는 나머지 99.9%를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
‘추석 차례상 여론조사’ 결과 세 후보가 박빙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지율이 팽팽한 만큼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여론조사 결과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흠결이 있지만 여론조사는 과학이다. 대선 후보 지지율 추이가 여론조사 회사마다 큰 차이가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상엔 여러 사람들이 있다. 그게 민심이고 여론이다.
전창협 디지털뉴스센터장/jlj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