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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4할 타자
이런 기록이 정말 가능한 것인가? 1983년 삼미슈퍼스타스의 투수 장명부는 ‘슈퍼스타’였다. 팀이 치른 100경기에 선발 44번을 포함해 60번이나 등장했다. 36번을 완투했고 완투승이 무려 26번. 이 중 8경기는 연속 완투승이다. 이해 30승을 거뒀다. 모두 한국 프로야구사의 불멸의 대기록이다.

선동렬의 0점대 자책점, ‘불사조’ 박철순의 22연승도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다. 하지만 올해 프로야구에서 완투승을 거둔 18명 모두 합쳐 33승이란 점을 생각하면 장명부 혼자 26 완투승을 거둔 기록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된다.

타자 쪽으로 보면 프로야구 첫해 MBC청룡의 감독 겸 선수로 뛰었던 백인천의 4할1푼2리가 돋보인다. 이후 4할타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메이지리그 역시 1941년 테드 윌리엄스 이후 4할타자는 없다.


진화생물학자로 유명한 스티븐 제이 굴드는 ‘4할타자 딜레마’를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요약하면 선수 간 실력 최고와 최저의 폭이 줄어들면서 한계값에 도달, 4할타자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진화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돌연변이 나올 확률이 사라진다는 진화론을 야구에 적용한 것이다. ‘굴드가설’은 한국야구에서도 예외는 아닌 듯 보인다. 한국 역시 평균타율이 오르고 평균자책점은 하락하는 모습이지만 기량 차이가 좁혀지고 있는 게 데이터로 확인된다.

백인천 이후 이종범이 1994년 4할에 도전했지만 3할9푼3리가 최종성적이었다. 올해 김태균이 4할 기대를 갖게 했지만 3할6푼3리로 수위타자에 만족해야 했다.

24일 한국시리즈가 시작되면서 야구시즌도 막바지다. 돌연변이라고 하지만 4할타자에 대한 야구팬의 기대는 내년에도 여전할 것이다.

전창협 디지털뉴스센터장/jlj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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