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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질긴 놈이 이긴다
필자는 강원도 화천 산골에 집필실을 마련하고 글 쓰면서 농사도 짓고 사는데, 농사에서 가장 힘든 것은 풀이다. 요즘은 대부분 제초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예 풀씨를 말려버려서 웬만하면 밭에 잔풀 하나 없이 깨끗하게 농사를 짓는다. 그러나 나처럼 귀농해서 몇백평 텃밭 농사를 짓는 사람은 대부분 친환경 농법을 한다고 약을 쓰지 않고 호미로 풀을 매는데, 그렇게 농사를 지어보면 잡초의 위대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바랭이풀이라고 이파리가 삼단 머리채 같고 뿌리는 털북숭이 같은 놈을 매서 햇볕에 쉬이 말라 죽으라고 뒤집어놓는데 며칠 있다 나가보면 시들시들한 듯하면서도 파랗게 살아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어찌된 일일까 하고 들쳐보면, 아! 그 많은 수북한 잔뿌리 가운데 둘도 아닌 딱 한 가닥이 흙에 박혀 있다. 그 가느다란 뿌리 한 줄기로 수분을 빨아올리면서 삶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버티다가 비라도 한 줄기 쏟아지면 물 만난 고기처럼 다시 살아나서 고개를 쳐들고 삶을 이어간다. 


단언컨대, 한 포기의 풀은 함부로 뽑아서 내동댕이칠 수 있어도 모든 풀은 결코 사람이 이길 수 없다. 그 비결은 바로 풀의 질긴 생명력, 대지를 삶는 땡볕에도 가느다란 뿌리 하나로 살아 버텨내는 그 질김이다.

젊은이들이여! 인생의 최후 승리를 거머쥐는 자는 머리 좋은 놈도, 힘 센 놈도, 재수 좋은 놈도 아니다. 오직 질긴 놈이다. 질기지 못하면 다른 재주는 소용이 없다. 한갓 풀도 그 가느다란 뿌리 한 줄기로 땡볕을 버텨내거늘, 피가 끓는 젊은이가 쉽사리 무릎을 꿇는단 말인가. 힘내라! 그러면 오늘의 취업난을 옛이야기로 하며 사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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