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난 3월‘빅데이터 연구개발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연간 2억달러 이상을 투입해 보건,국방,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 관련 핵심기술을 연구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역시 빅데이터 프로젝트인 ‘국민건강 미래예측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시대적 주류로 떠오른 빅데이터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국경을 막론하고 활발하다.
우리도 지난 4월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스마트 국정운영 및 전략수립을 지원하는 ‘빅데이터 국가전략 포럼’을 발족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사회변화와 환경을 예측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국정운영 전략을 세우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해외와 비교해 아직 빅데이터에 대한 이해와 그 기반이 확고히 안착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산업 이슈이자 경쟁력 향상의 핵심수단으로 부각되는 빅데이터에 대해 기업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국내 기업들은 이미 작년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해 비즈니스 성과를 향상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지만, 아직은 빅데이터에 대한 활용이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전사적 차원의 준비 단계가 마련돼야 한다. 먼저 빅데이터 분석을 도입할 수 있는 적용 영역을 탐색하고, 사업전략에 부합하는 빅데이터의 수집ㆍ분석 방식과 활용방안, 기대효과를 도출하는 빅데이터 컨설팅이 선행돼야 하며, 최고 경영진 차원에서 사내외 데이터 공유 및 통합관리를 지원해야 한다.
또 빅데이터를 위한 인프라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구축하는데 있어 검증된 기술과 솔루션, 최소의 투자비용으로 성능 처리의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지속적으로 확장이 가능한 구조를 도입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성공적인 빅데이터 도입을 위해 전사적인 빅데이터ㆍ고급분석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전문 조직을 운영하거나, 빅데이터 전문가를 통한 상황 분석과 인사이트 서비스, 통합관리도구 제공과 기술 및 교육 지원 등 오픈소스 변화 관리 체계까지 차별화된 이행 체계를 갖추는 것도 빅데이터 시대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필수적인 선결 과제다.
마지막으로, 빅데이터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한 적극 투자가 요구된다. 포브스지는 미래 최고의 직업 2위로 데이터 과학자를 선정했다. 데이터 과학자는 IT지식과 경영 능력, 통계 분석력을 두루 갖춘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육성이 어려우며, 국내의 경우 이에 대한 준비가 보다 미비한 상황이다. 이에 향후 폭발적으로 증가할 데이터 과학자에 대한 수요에 대비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중장기적인 로드맵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같은 빅데이터 인력 양성과 정부 차원의 지원, 각 기업의 환경에 최적화된 빅데이터 전략 활용이 실현될 때 비로소 세계적인 거대 흐름으로 부상한 빅데이터 혁명에 주도적으로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국가와 기업의 전략은 사회 전체를 발전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서 제시돼야 한다. 눈앞의 현안에 치중된 단기적 전략으로서 빅데이터를 단순히 ‘수집’ 혹은 ‘저장’과 같은 한정적인 개념으로 인식하는 것은 안된다.
김경진 한국EMC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