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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 전창협> 국가, 성공과 실패의 기원
가장 중요한 정치인을 뽑을 날이 눈앞이다. 한국의 흥망이 이번 대선에서 결정될지 모를 만큼 중요하다. 영국과 이집트, 미국과 멕시코, 그리고 남한과 북한을 가른것은 정치인들이었고, 그들을 선택한 국민들이었다.



여기 한 장의 인공위성 사진이 있다. 가운데를 경계로 한밤중인데도 대낮 같은 남쪽, 칠흑 같은 어둠에 싸인 북쪽. 전력 사정 때문에 ‘기이한’ 장면이 연출됐지만 남쪽과 북쪽은 실제로도 사진보다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남쪽은 유럽연합의 평균소득에 뒤지지 않고, 특별한 나라에만 문호를 개방하는 OECD의 일원. 북쪽은 아프리카나 방글라데시 같은 나라와 다를 바 없다. 평균수명도 남이 북보다 10년이나 더 길다. 

대런 애쓰모글루 MIT 경제학과 교수와 제임스 로빈슨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가 함께 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는 남한과 북한이 자주 언급된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하는 ‘올해의 비즈니스 도서 상’후보에 올라 있고,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비유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책에 남북한이 사례로 지칭되는 것은 영광스런(?) 일이다.

이 책에는 ‘38선의 경제학’이란 이름으로 아예 한 절을 할애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벌어진 차이가 빈국과 부국으로 나뉜 일반론을 설명할 모든 요소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국가 흥망의 기원을 좇은 이 책의 결론은 명쾌하다. 부국과 빈국의 차이는 경제제도가 핵심이고 어떤 경제제도를 갖게 될지를 결정하는 정치제도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잘사는 나라, 못사는 나라로 나뉜다는 것이다.

38선의 경제학에서도 사유재산이 보장되는 포용적 경제제도를 갖춘 남한과, 일부 개인과 집단이 착취적 제도를 통해 이익을 챙기는 착취적 제도로 일관한 북한이 극명한 빈부의 차이를 몰고 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남북의 10대들은 언급한다. 북한의 10대들은 빈곤 속에서 진취력이나 창의력 없이 자라고 미래에도 사유재산을 얻거나 사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고, 어떤 인권을 가질지조차 확신하지 못한다. 하지만 남한 10대들은 좋은 교육을 받고 자신이 선택한 직업에서 더 잘하도록 노력하게 하는 인센티브를 접하고, 투자와 노력에 대한 과실을 향유하고 집과 자동차를 사고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대비해놓고 있다.

국가 흥망을 포용과 착취의 경제제도 차이로 재단한다면 저자의 입장에서 남한과 북한처럼 좋은 사례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남한은 우리가 실제로 딛고 살고 있는 대한민국과는 정서적인 괴리감이 어쩔 수 없이 느껴진다.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길거리엔 ‘중증질환 100% 국가 책임’ ‘내년부터 반값 등록금’ 같은 환상적인(?) 한국의 미래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넘쳐난다. 이대로라면 내년부터 한국만큼 살기 좋은 나라는 없을 것이다.

국가는 왜 실패하고 성공하는가? 경제제도가 핵심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정치제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정치인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가장 중요한 정치인을 뽑을 날이 눈앞이다. 한국의 흥망이 이번 대선에서 결정될지 모를 만큼 중요하다. 영국과 이집트, 미국과 멕시코, 그리고 남한과 북한을 가른 것은 정치인들이었고, 그들을 선택한 국민들이었다. 

jlj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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