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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법은 없나-
‘중동의 화약고’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 분쟁이 도무지 끝이 안보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 간 교전이 일주일을 넘어서면서 사망자만 140여명에 사상자 수가 1000명을 훌쩍 넘었다. 한때 나돌던 휴전소식은 물건너가는 모양새다. 특히 팔레스타인 사망자 가운데 민간인이 절반가량 되고 그 중 어린이가 또 절반을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스라엘을 보는 국제 여론이 싸늘해지고 있다.

이번 전쟁은 아흐마드 자바리 하마스 최고 군사령관을 이스라엘이 표적살해한 것이 결정적 배경이 됐다. 그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영적 지도자인 살라 셰하데와 아흐메드 야신, 군사령관 압델 아지즈 란티시 등을 차례로 잃은 하마스의 로켓포 보복으로 이스라엘에서도 3명의 희생자가 발생하자 이스라엘이 기다렸다는 듯이 자위권을 내세우며 무차별 보복 폭격을 개시한 것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유엔회원국 가입 신청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이뤄진 이번 이스라엘의 도발을 놓고 계획적이라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두둔하기 위해 이번에도 유엔안보리에서 팔레스타인 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이스라엘의 국제적 고립과 아랍의 저항이 격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긴박한 상황에서 팔레스타인이 스스로 유엔 가입 의사를 철회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유엔 회원국들에는 팔레스타인의 폭력성을 부각시켜 아직 국가로서 모습을 갖추지 못했음을 만천하에 보여주자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과거 친미정권과는 달리 아랍의 봄 이후 자유로운 선거를 통해 집권한 이슬람 정권 국가들은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불법점령지 문제나 팔레스타인 공격에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미국도 무조건 이스라엘만 편들수 없을 정도다. 고립된 이스라엘로서는 더이상 무력에 의존한 해법을 추구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이런 시점이 역설적으로 60년 이상 해묵은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에 호기가 될지도 모른다. 국제사회가 지지하고 오래전에 도출된 ‘2국가 해결방안’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전직 국가 수반들의 모임인 ‘디 엘더스(The Elders)’ 그룹의 일원으로 예루살렘을 방문한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그간 미국의 모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을 허용하는 ‘2국가 해결 방안’을 지지했지만 지난 2, 3년간 미국은 그저 논란을 피하기 급급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실패를 성토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2개 국가 해결책이 지속 가능한 유일한 방안이지만 그 문이 영원히 닫힐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중동 해결사’를 자처하고 있는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식민주의를 종식시키고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를 건설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당장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동평화를 위한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전향적인 자세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오바마는 2009년 대통령에 취임한후 아랍을 향해 “앗살라무 알라이쿰”을 외치던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한다. 2009년 6월 4일 이집트 카이로대학 그랜드홀에 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당신에게 평화가’라는 뜻의 아랍어 인사로 연설을 시작했다.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과 싸우는 것이 미국의 국가수반으로서 나의 책무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별개의 독립된 국가로 공존하는 길만이 유혈사태를 종식시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역설해 환호와 박수를 받았던 그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미국 대통령 한 사람의 힘으로 해결될 것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존재임은 분명하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분쟁해결을 위한 힘보태기에 나서고 있다. 무고한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죽어가는 ‘이스라엘판 홀로코스트’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다. 지금까지 60여년을 보아왔듯이 전쟁은 팔레스타인 문제 해법이 전혀 아니다. 2008년 가자지구 완전 봉쇄와 지상공격으로 22일간 1400명을 살해하고도 이스라엘은 성공하지 못했다. 이스라엘도 공존의 길을 인정하는 대전환이 필요하다. 얽히고설킨 분쟁의 실타래를 푸는 실마리는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모두가 나와 다른 타자를 인정하고 공존의 길을 선택할 때, 그리고 강자와 다수의 이름으로 약자와 소수를 억압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형성될 때, 비로소 평화로이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의 유엔가입을 앞둔 시점에 폭탄으로 응수하는 악수를 뒀지만 이제라도 방향을 틀어 이스라엘 스스로를 가둔 봉쇄의 울타리를 깨고 이제 다시 평화를 향한 ‘영광의 탈출’을 감행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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