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연평도 포격도발을 한 지 23일로 2년을 맞았다. 그날, 북한 황해도 개머리 진지에서 한 시간에 걸쳐 날아든 포탄으로 연평도 일대는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변했다. 병영도 섬마을도 따로 없었다.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이 숨졌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정전 이후 우리 본토에 북한의 포탄이 떨어진 초유의 사태였다. 우리 군과 정부의 대응은 미진했고 안보태세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남북관계는 급랭됐고, 그날 이후 서북도서에는 팽팽한 군사적 긴장감이 더 감돌고 있다. 언제 또 도발해올지 그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군은 5~8월 서해안의 초도에서 육ㆍ해ㆍ공 전력을 총동원, 대규모 상륙작전을 실시했다. 서북도서 기습강점 전략의 일환이라고 한다. 우리 우도의 경우 서북 5개 도서 중 유일하게 민간인이 거주하지 않는 곳이어서 북한으로서는 입맛을 다실 만한 곳이란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이미 시나리오를 완성했다는 정보도 들린다. 8월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연평도 포격도발을 감행한 문제의 포병부대를 시찰하고 ‘영웅’ 칭호를 내리기도 했다.
특히 북한은 서해 백령도에 인접한 황해도 태탄과 누천 공군기지에 50여대의 공격용 헬기를 분산 배치했는가 하면 서해북방한계선(NLL) 북쪽 60여km 거리의 고암포에는 공기부양정 70여대를 수용하는 대규모 기지를 이미 완공했다고 한다. 또 서해안 지역 해안포와 방사포부대, NLL 일대의 북측 도서를 담당할 서남전선사령부를 창설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군의 서북도서 방어에 긴요한 무기체계의 전력화가 일부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북한의 해안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스파이크 미사일과 관련 북한 부대를 감시하는 무인전술비행선 도입도 내년으로 연기됐다. 더 암울한 것은 지금 해안포는 한국전쟁 당시 쓰던 탱크에서 포탑만 떼어낸 탱크 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또 연평부대 앞에 버티고 선 탱크들은 미국에선 용도폐기된 것이라고 한다.
북한의 무력도발과 함께 정치적 개입 징후 또한 농후하다. 대선에 어떤 수로든 수작을 펼칠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지금 정치권, 특히 대선후보들은 연평도 비극에 대해선 입도 뻥긋 않고 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NLL 사수 포기 발언 여부 공방도 잦아들었다. 특히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북한과의 무조건 대화만 천명하고 있다. 앞으로 TV토론 등 후보 검증을 통해 분단국가 새 지도자로서 과연 누가 적합한지 잘 헤아려 뽑는 게 중요하다.